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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마늘 특화 사업단 님들께서 저희 농장을 다녀 가셨습니다. 마침 동리 어른들과 마늘 손질을 하고있었습니다. 잠시도 쉴틈없는 상 농꾼들이지만 비오는 날엔 강제 휴식입니다. 가끔 오는 비는 하늘이 쉬라고 하나보다, 그리 웃고 마는데 우기도 아닌데 장마비 처럼 며칠을 연이어 내리는 요즈음 빗발은 농심들을 울립니다. 붉은 고추밭에 한참 업뎌야할 수확기인데. 잦은 비끝에 병들고 남은 것이나마 마저 다 녹아 버리게 생겼습니다. 속이 상해 빗발 원망하며 동리 마실나선 어른들이 저희 집 창고를 사랑삼아 모였습니다. 비오는 날은 우리집 마늘 손질 하는 날인줄 아시는 터라" 딴때는 도와주고 싶어도 내일 바빠 안돼. 민정 엄마 빨리 한 구박 �아 부어." 쥔네 보다 더 먼첨인 승기 엄마를 앞세우고, 옆집 미래 할머니. 윗집 대식 아버지. 그리고 뒤늦게 승기네 바깥 어르신까지...
"어휴, 내 밭엔 그저 허연 눈이라도 푹 덮여 버렸음 좋겠네. 보기 싫은 꼴이나 안 보이게..." 승기 네는 고추 농사가 주 소득인데 , 봄날 내내 숨 찬 가슴 앓이 하시면서도 일손 놓잖고 가꾼 고추밭이 비에 물러앉으니 너무 속상해 하십니다.
" 고추 따며 밭에서 영감 할미 진종일 싸움만 했어. 하도 속이 상해 약좀 몇번 더치지 안쳐서 다 망가지게 했다구, 내가 막 퍼부었어.. 민정엄마, 우린 굶어 죽게 생겼네..어째야지. " 승기 엄마의 푸념입니다.
할멈은 이제 고추 따는데 밭엘 나오지 말어. 그찮아도 속상한데 넘 부아질만 해 대구..... 그런 승기 아버지가 오죽이나 속앓이 하셨으면 이 팔월의 여름 가운데서 차라리 내밭에는 눈이나 덮였으면, 하십니다. 속 상해도 속 풀어 드릴 약주 한 잔도 못드시니 그저 따슨 밥이나 한끼 감자 호박전이랑 해서 나누고 종일 마주 앉아 이런 저런 옛 소리 동리 생긴 이야기 다 듣고 나누어가며 마늘 손질 하였습니다.
거기 단양 마늘 연구소에 모임 차 오셨던 마늘 특화 사업단님들, 소장님과 연구소 선생님들 , 모두 오셨습니다. em 항산화 미생물제로 친환경 인증 마늘 재배한 것이라고 , 우리 농장의 마늘 농사를 소개해 주시고 살펴보아 주셨습니다.
.연구와 정책으로 앞서 끌어 주시는 단양 마늘 농사꾼에게는 큰 힘이 되시는 분들이시지요.
저희 농장으로서는 반가운 방문 이었습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앞서 건강한 삶을 이끌어 가는 농사꾼으로 우리 단고을 마늘 농꾼 모두가 시름없이 신나는 농사꾼의 삶을 살수 있도록 그리 이끌어 주셨으면 도움되어 주셨으면 바램해 봅니다.
차별화된 농산물울 생산하는 작업이 많이 힘들지만, 이땅의 생명있는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참 먹거리를 생산하고 질과 맛이 향상된 수확물로 소비자들 앞에 떳떳이 내 보이고 제값을 받는 농사꾼이 되는 것이 저희 농가의 소박한 바램입니다..
모두들 돌아 가신 뒤 , 승기 어머니의 맛깔진 이야기 자락이 다시 실타래 풀리듯 흘러 나오고 , 거기 귀한 한 자락 ...... 이래 비 많이 오는 밤엔 지렁이가.또르르 또르르 노랠해. 울어. 너어만 오조밥에 열무김치 밥 말아먹고 쳐 자빠졌나? 나는 혼자 물레질에 힘이 들어 죽겠는데..그리 읊조리는 소리래. . 또르르 또르르 지렁이 울음소리가 물레 소리처럼 이래, 그래 물레잦고 있으면 힘은 드는데, 젊은 것은 오조 밥에 열무김치 말아먹고 배부르게 쳐 자빠졌냐! 하는 시엄시 소리래. 내 알어, 옛날 우리 할머니랑 나많은 노인네 들이 그랬어. 밤에 지렇이 우는 소리만 나면....
충주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적 지렁이 노래듣겠노라 귀를 곤두 세우고 숨죽이던 밤이 여러날 이었다. 맑고 투명한, 그러면서 저음으로 굵게 울리는 또르르르...... 그 소리를 가끔 지렁이의 천국이었던 앞 마당 텃밭가에, 집앞 축대 밑에서 듣긴 했지만 조금 가까이 숨죽여 가 볼라치면 그쳐 버려 실체를 확인 하는덴 실패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옛니들이 지렁이의 노랫가락을 그리 풀어 내렸단 이아긴 오늘 승기 엄마한테 처음 들었다. 옛 여인네들의 시름진 한이. 고달픈 삶이 그대로 뱉어진 속 내 다. 지금이사 살기 좋아진 세상이라는데, 그럼에도," 내밭엔 차라리 눈이나 펑펑 덮이소." 하는 팔순 노인네 , 우리 동네 상 농사꾼 승기 아버지의 시름 겨움이 , 옛 여인네 고달픈 물레질 타령만 못지 않으니 , 예나 지금이나 농사꾼의 삶. 하늘 바래기 그저 하나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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