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의 당(糖)으로부터 알콜을 얻는 와인이나, 보리의 맥아로부터 당화효소를 얻어 알콜을 만드는 맥주와는 달리 우리의 술은 쌀과 같은 곡물을 당화시키기 위하여 곰팡이(누룩)를 이용하였고, 당화액으로부터 알콜을 생산하였다.
다시말하자면 술(알콜)은 효모가 당(糖)을 먹으면서 생산되는 부산물인데, 당(糖)의 급원이 곡물(전분류)일때 효모가 먹을 수 있는 포도당의 형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곰팡이(누룩)이다. 자연으로부터 곡물의 전분을 분해하는 곰팡이를 얻기 위해 곡물을 거칠게 갈아 약간의 물을 넣고 반죽하여 덩어리로 만들어 놓은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누룩이라 하였다.
아주 옛날에는 곡물을 씹어 침 속에 있는 소화효소를 이용한 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며, 곡물에 피어난 곰팡이를 이용하거나 발아보리의 효소(엿기름)를 이용한 것이 지금의 누룩으로 발전되어졌다고도 한다.
이러한 형태의 술 빚기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비슷한 유형을 가지고 있으며, 그 형태나 곰팡이가 약간의 차이가 있어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곰팡이와 효모가 함께 있는 누룩을 이용하였다. 일본에서는 단일 곰팡이를 이용한 코지(koji)라고 하는 입국(粒麴)을 사용하고 있다. 누룩곰팡이는 전분 분해효소와 단백질 분해효소 등을 가지고 있어 술이 소화제의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고서(古書)에 의하면 누룩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 복중(伏中)에 누룩을 빚기가 좋다고 하였는데, 이 때의 우리나라 기후는 장마철이 끝나서 습하고 더운 여름 날씨가 시작되어 벌레가 생기지 않고,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시기인 것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곡물로는 밀기울, 쌀, 보리, 녹두 등 다양하여 집집마다 다른 술 맛을 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누룩은 틀에 넣어 성형할 때 발로 밟아 틈 없이 조밀하게 해야 좋은 누룩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경기농업21 4월호에 실린 가양주를 보셨던 분들은 누룩을 만들어 나만의 가양주를 빚어 보시기 바란다.
올해는 예년의 장마를 만날 수 없었지만, 더워지는 여름에 우리의 멋을 재현해 보자.
<경기농업21 2008년 8월호에서...>
'소세골 영농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 첫 영농일지- 마늘을 처음 만났어요. (0) | 2011.03.20 |
---|---|
제11회 전국 친환경 농산물 품평회 유기가공 부문 금상 수상 (0) | 2010.01.18 |
단양 마늘 수확기가 돌아왔습니다. (0) | 2009.06.11 |
제3회 EAT! Vancouver 농식품 박람회에 (0) | 2009.06.03 |
농산가공전문가 과정 교육 다녀왔습니다. (0) | 2009.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