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내리 치적거리던 비끝에 모처럼 볕이
화사하다.
여름 막바지 씨내리려는 풀들이
그악스럽다.
땅콩이랑에 뒤엉킨 풀잡고 앉으니 살고~옴 ... 막내 남경이
다가선다.
엄마아 내 친구
엄서...자연의 친구...
왜 없을라꼬? 좀전에 엄마 식구 다있는거
봤지.
거어~기.' 으응 ! 있다' '아기 지렁이 있다.'
'엄마 이거
봐 .
이쁘다.
돌지나고 이사와 걸음마 할때부터 마당에만
나서면 유난히 예뻐하며 지렁이를 찾는
남경이
한웅놀 모아놓고 물뿌려주고 흙
덮어주고.
지렁이 말라 죽겠다 하면 그제야 아쉬워
미적
거리며 풀밭에 놓아준다.
그찮아도 오늘아침엔 물기
거둬진 콘크리트 마당에
손바닥만한 젖은자리에오도가도 못하던 지렁이
한마리
구출 작전, 만만찮게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형아
힘까
지 빌려 움켜쥐고 집 앞봇도랑에 놔
줬다.
'엄마 해 오래보면 말라
죽지?'
'그으럼 나 놔줄래. 아기 지렁아
잘가.'
오늘은 우짠일루 ? 아기 지렁이가 너무
가녀린
가 보다.
'내가
해가려주께.'
고사리 같은 작은 손바닥으로 아기 지렁이가
흙속에 다 파고들때 까지 해그늘 해주고
있다.
'엄마 왜 지렁이가 노래 안해?
'으~응,글쎄 남경이 처럼 부끄런가
부다.
너두 사람들 있으면 창피해 그러고
안하잖아.
지렁이두 너랑 엄마랑 보니깐
부끄런거지.
'이잉~나 듣고 싶은데.'
'밤에
조용할때, 달님이랑 별님이랑 있을때
할걸'
'그럼 난
못듣잖아.'
'왜 못들어? 꿈나라에서
듣지?'
'그럼 왜 한번도 못들었어?'
'지렁이
한테 부탁해 봐. 꼬옥..진짜루.' .
오늘밤
꿈속에선 지렁이 노래 듣고
있나?
'부탁한다.예쁜
지렁아!
엉터리 엄마
안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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