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옛집에서

남경이의 친구

소세골이야기 2006. 8. 13. 11:54

     사흘내리 치적거리던 비끝에 모처럼 볕이 화사하다.
    
   
 여름 막바지 씨내리려는 풀들이 그악스럽다.
   
 땅콩이랑에 뒤엉킨 풀잡고 앉으니 살고~옴 ... 막내 남경이 다가선다.
    

    엄마아  내 친구 엄서...자연의 친구...
    왜 없을라꼬
? 좀전에 엄마 식구 다있는거 봤지.
    거어~기.'
으응 ! 있다' '아기 지렁이 있다.'
    '엄마 이거  봐
. 이쁘다.
    돌지나고
이사와 걸음마 할때부터 마당에만
    나서면
유난히 예뻐하며 지렁이를  찾는 남경이
    한웅놀
  모아놓고 물뿌려주고 흙 덮어주고.
    지렁이
말라 죽겠다 하면 그제야 아쉬워 미적
    거리며
풀밭에 놓아준다.
    그찮아도 오늘아침엔 물기 거둬진 콘크리트 마당에

   
 손바닥만한 젖은자리에오도가도 못하던 지렁이 한마리
    구출 작전
, 만만찮게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형아 힘까
    지 빌려 움켜쥐고 집 앞봇도랑에 놔 줬다.
    
    '엄마 해 오래보면 말라 죽지?'
     '그으럼 나 놔줄래. 아기 지렁아 잘가.'
    오늘은 우짠일루 ?  아기 지렁이가 너무 가녀린
    가 보다.
    '내가 해가려주께.'
    고사리 같은 작은 손바닥으로 아기 지렁이가
    흙속에 다 파고들때 까지 해그늘 해주고 있다.
    '엄마 왜 지렁이가 노래 안해?
    '으~응,글쎄 남경이 처럼 부끄런가 부다.
    너두 사람들 있으면 창피해 그러고 안하잖아.
    지렁이두 너랑 엄마랑 보니깐 부끄런거지.
    '이잉~나 듣고 싶은데.'
    '밤에 조용할때, 달님이랑 별님이랑 있을때
    할걸
'
    '그럼 난 못듣잖아.'
    '왜 못들어? 꿈나라에서 듣지?'
    '그럼 왜 한번도 못들었어?'
    '지렁이 한테 부탁해 봐. 꼬옥..진짜루.' .
   
    오늘밤 꿈속
에선 지렁이 노래 듣고 있나?
    
     '부탁한다.예쁜 지렁아!
     엉터리 엄마 안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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