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역 지하 계단을 돌아 오르다 보면 저만치 앞
은빛 단발에 허연 수염 흰 두루마기에 대님맨
바지 자락끝 흰 구둣발 걸음 터덕 터덕 오르시던
할아버지
'어디로 가든 발이 알아 갈것이지... .'하는냥
골목을 굽이몇번 돌아 그 북적대던 길모서리 빗겨
전진상 회관앞에 이르기 까지 그분 눈빛은
항상 먼 바라기로, 묵묵히 적잖이 긴 등허리를
구붓 땅끝으로 두어 있으셨다.
전진상 넓은 장짓방 따슨 햇살비친 칠판 앞에 서시면
지인들 얼굴 마주하여 그제야 돌아와 웃음기도는
얼굴로 말문을 여신다.
항상 곁을 함께하던 분이 가끔 비인 혼자의 시간
마주친 회현역에서 부텀
그분의 깊은 침묵~어딘가에로 침잠해 들어있는
은빛 노인의 회상을 소란스런 거리속에서 가름하며
가만 뒤따랐던 기억.
책장을 펴고 수염을 훔치시고
노장이 노자의
가만 가만한 말씀들이 기억의 갈피들을 헤집어내시느라
쉬엄 말을 쉬다보면 말은 끓어지고 책장위의
풀이는 몇줄 앞으로 되돌아가 있다.
그분 회상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하면 이미 머언 자리
내밀한 곳에 홀로 드신 눈빛... .
이름 석자 그분 명성에 끌려온 간혹 새내기 혈기들은
그 눌한 말씀이, 종잡지 못하는 글줄이 답답하렸다.
'선생님거기가 아닙니다 .~쪽 ~줄 입니다.'
그러나 따슨 졸음처럼 녹아드는 침묵이 삼켜버린다.
거기,같이 머릿발 희끗한 학동들의..... .
그들은 목마름을 참으며 가만 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먼 회상의 샘가를 돌아들어 굽이 굽이 그 발 걸음 터덕이던
스승의 입가에서 문득 흐를 한줄기 단 새암물을
속내밀히 굳은 마디 뼈 굽이 굽이 더듬다가 문득 손아귀
쥐인 사리 한알 툭 던지실때를
그래, 불현듯 서늘한 샘물 줄기로 우리 가슴을 적셔내리던
번쩍 찬란한 휘광으로 머릿속을 휘둘러내던
그분 정신의 사리 한알
목마름으로, 최루탄 내음으로 가슴속까지 쓰라렸던 그 시절
타는 목마름으로 그분 은빛 머리카락 흰 수염발 떨려 나올
말씀을 가만 가만 조바심하며 기다렸던 날들~ ~ ~ .
함석헌 선생님
몸그릇이 다 사위어 가실 날 앞에 가까이 서서도
그저 끝끝날 까지 말씀을 풀어 주시려 안간힘 쓰시던
남은 자들의 삶을 못내 안타까워 하시던 모습
몸에 좋지 않노라 병원에서 금지한 서양 참외 조각이
오히려 부드럽게 입에 맞아 하시던 노인의 모습으로
앉으셔서도
'거 차가 발명된건 분명 약한 사람들에게나 먼길을 힘들이지
않고 가려는 필요에 의해서 일텐데,쓰이는 자린 꼭 그게
아니거든.' 문명의 이기로 주어진 것들의 제몫이 아닌 쓰임세
며' 인디라 간디 여사의 집무실에서 아버지 네루가 아닌
시성 타고르의 사진을 발견했던 이야기,먼 고대의 수메르
문명이 우리의 옛것 자리와 연관된거라 뉘 얘기' 하시며
그저 사유의 끈을 놓지 않으시던
'아름다운 은발 흰 수염 날리시던 할아버지'
가을 산빛도 풀빛도 누릇 뉘여 가는 바람결에
문득 그분 모습이 그립다.
그 눌한 한마디 말씀이 그립다.
향린교회 좁은 골목길 돌아들어 장자를 읽고
때로 원문보다 더아름다운 주해의 바다를 헤엄치고
그보다 더 세월묵은 거목의 외침을 가슴아려
새겨들을수 있었던 한 시절의
그 어둑한 골목처럼 아스라한 이젠 빛바래어 가는 추억
의 갈피속 하얀 님의 모습.... .
눈 벌판에서 그분을 마지막 배웅코 돌아서던
머릿발 이미 희끗해도 선생님 앞에서
다소곳 머리숙여 있던 눈 맑은 님들... .
그분들도 다시 세월갈피 몇 지날때마다
뒤따름 해 가셨다.
서릿발내릴 준비일까?
아침마다 뽀얀 골 안개가 산 아래서 부텀 감싸 오른다.
이 가을 가슴시린 이들을 향해
안개 속에서 들려올 예언자의 목소리는 없는가!
선생님을 꾸짖으셨던 그의 스승 다석의 목소리도,
그 꾸짖음 앞에 지브란의 예언자를
당신의 가슴풀어헤침으로 옮기셨던 목소리도
왜 이시대의 가슴들은 잃어사는가.
스승이 없음은
들려올 앞선이의 큰 외침이 없음은
그 담아 안을 가슴들이 꼭 닫겨 사는
온통 머릿속 회로의 바쁜 모사로만 살아내야하는
이 시대의 회색빛 심장탓은 아닐련가?
가슴의 날을 세워
눈시린 푸르름으로
안개속 바다 너머로 돌아 올 이
이가을 내게도 그리운 이가 있다.
기다림이 있다.
불혹 그 산등성이 허릿춤 앉아 맞이하는 가을
나무 그루터기 같은 가슴으로도
정녕 그리운 님이 있노라.
곤이붕이
은빛 단발에 허연 수염 흰 두루마기에 대님맨
바지 자락끝 흰 구둣발 걸음 터덕 터덕 오르시던
할아버지
'어디로 가든 발이 알아 갈것이지... .'하는냥
골목을 굽이몇번 돌아 그 북적대던 길모서리 빗겨
전진상 회관앞에 이르기 까지 그분 눈빛은
항상 먼 바라기로, 묵묵히 적잖이 긴 등허리를
구붓 땅끝으로 두어 있으셨다.
전진상 넓은 장짓방 따슨 햇살비친 칠판 앞에 서시면
지인들 얼굴 마주하여 그제야 돌아와 웃음기도는
얼굴로 말문을 여신다.
항상 곁을 함께하던 분이 가끔 비인 혼자의 시간
마주친 회현역에서 부텀
그분의 깊은 침묵~어딘가에로 침잠해 들어있는
은빛 노인의 회상을 소란스런 거리속에서 가름하며
가만 뒤따랐던 기억.
책장을 펴고 수염을 훔치시고
노장이 노자의
가만 가만한 말씀들이 기억의 갈피들을 헤집어내시느라
쉬엄 말을 쉬다보면 말은 끓어지고 책장위의
풀이는 몇줄 앞으로 되돌아가 있다.
그분 회상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하면 이미 머언 자리
내밀한 곳에 홀로 드신 눈빛... .
이름 석자 그분 명성에 끌려온 간혹 새내기 혈기들은
그 눌한 말씀이, 종잡지 못하는 글줄이 답답하렸다.
'선생님거기가 아닙니다 .~쪽 ~줄 입니다.'
그러나 따슨 졸음처럼 녹아드는 침묵이 삼켜버린다.
거기,같이 머릿발 희끗한 학동들의..... .
그들은 목마름을 참으며 가만 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먼 회상의 샘가를 돌아들어 굽이 굽이 그 발 걸음 터덕이던
스승의 입가에서 문득 흐를 한줄기 단 새암물을
속내밀히 굳은 마디 뼈 굽이 굽이 더듬다가 문득 손아귀
쥐인 사리 한알 툭 던지실때를
그래, 불현듯 서늘한 샘물 줄기로 우리 가슴을 적셔내리던
번쩍 찬란한 휘광으로 머릿속을 휘둘러내던
그분 정신의 사리 한알
목마름으로, 최루탄 내음으로 가슴속까지 쓰라렸던 그 시절
타는 목마름으로 그분 은빛 머리카락 흰 수염발 떨려 나올
말씀을 가만 가만 조바심하며 기다렸던 날들~ ~ ~ .
함석헌 선생님
몸그릇이 다 사위어 가실 날 앞에 가까이 서서도
그저 끝끝날 까지 말씀을 풀어 주시려 안간힘 쓰시던
남은 자들의 삶을 못내 안타까워 하시던 모습
몸에 좋지 않노라 병원에서 금지한 서양 참외 조각이
오히려 부드럽게 입에 맞아 하시던 노인의 모습으로
앉으셔서도
'거 차가 발명된건 분명 약한 사람들에게나 먼길을 힘들이지
않고 가려는 필요에 의해서 일텐데,쓰이는 자린 꼭 그게
아니거든.' 문명의 이기로 주어진 것들의 제몫이 아닌 쓰임세
며' 인디라 간디 여사의 집무실에서 아버지 네루가 아닌
시성 타고르의 사진을 발견했던 이야기,먼 고대의 수메르
문명이 우리의 옛것 자리와 연관된거라 뉘 얘기' 하시며
그저 사유의 끈을 놓지 않으시던
'아름다운 은발 흰 수염 날리시던 할아버지'
가을 산빛도 풀빛도 누릇 뉘여 가는 바람결에
문득 그분 모습이 그립다.
그 눌한 한마디 말씀이 그립다.
향린교회 좁은 골목길 돌아들어 장자를 읽고
때로 원문보다 더아름다운 주해의 바다를 헤엄치고
그보다 더 세월묵은 거목의 외침을 가슴아려
새겨들을수 있었던 한 시절의
그 어둑한 골목처럼 아스라한 이젠 빛바래어 가는 추억
의 갈피속 하얀 님의 모습.... .
눈 벌판에서 그분을 마지막 배웅코 돌아서던
머릿발 이미 희끗해도 선생님 앞에서
다소곳 머리숙여 있던 눈 맑은 님들... .
그분들도 다시 세월갈피 몇 지날때마다
뒤따름 해 가셨다.
서릿발내릴 준비일까?
아침마다 뽀얀 골 안개가 산 아래서 부텀 감싸 오른다.
이 가을 가슴시린 이들을 향해
안개 속에서 들려올 예언자의 목소리는 없는가!
선생님을 꾸짖으셨던 그의 스승 다석의 목소리도,
그 꾸짖음 앞에 지브란의 예언자를
당신의 가슴풀어헤침으로 옮기셨던 목소리도
왜 이시대의 가슴들은 잃어사는가.
스승이 없음은
들려올 앞선이의 큰 외침이 없음은
그 담아 안을 가슴들이 꼭 닫겨 사는
온통 머릿속 회로의 바쁜 모사로만 살아내야하는
이 시대의 회색빛 심장탓은 아닐련가?
가슴의 날을 세워
눈시린 푸르름으로
안개속 바다 너머로 돌아 올 이
이가을 내게도 그리운 이가 있다.
기다림이 있다.
불혹 그 산등성이 허릿춤 앉아 맞이하는 가을
나무 그루터기 같은 가슴으로도
정녕 그리운 님이 있노라.
곤이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