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뛰노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따스한 햇살
밝음이
묻어난다.
오던 겨울이 길을 잃었나?
하얀 눈 배경이 제격일 십이월의 첫날에 따슨 햇살 마당이라니... .
산빛도
어질하니 햇 씨아 묻힌자리 새 움이 철없이 꿈틀일까 걱정된다.
그러다 얼어 붙기라도 하면... .
발 밑 마른 검불 사이로 햇
노오란 빛이 쬐끔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게 무얼까?
세상에 ...쪼그려 앉아 들여다 보니
키 작은 앉은 뱅이 꽃
땅
바닥에 바싹 배를 붙이고 겨우 고개만 빼꼬미 내민 노오란 민들레
얼굴 빛도 창백하게 작디 작은 모습, 어쩌자고 이 치운 겨울에
나왔니?
엄마 , 여기도 있다!
더 작은 봉오리 하나가 저만치에 , 돌뜨락 아래에도... .
생명있는 것들이라곤 모두
마르고 숨고 텅빈 겨울 잠속에 빠진 마당이라
여겼는데 화단의 마른 검불사이에선 잎새 마른 서리 국화가 가버린 계절을
앓고 마당
푸섶에선 여린 민들레가 아직 내음도 풍기잖는 봄을 성급히
앓고 있다.
그래 모든 것들이 그렇지.
가을 속에 겨울이
품겨 오듯이 이 겨울의 외투 깃속에 봄풀 빛깔이 숨어
있지. 그걸 알아 먼첨 핀 저 여린 감성의 민들레야!
겨울 눈 바람 몰아친들 흰
눈 솜 이불이 널 얼리겠니?
엄마아! 뒷 곁에서 비누 방울을 날리던 막내의 높은 목소리...
뭔
일있나?
엄마아, 엄마아, 나비가 날아왔어!
무슨 ? (네 비누 방울 잘못 본거?) 속으로만 중얼 거리며 믿기잖는데..
엄마
호랑나비처럼 얼룩 얼룩 해.
제 형도 보았단다.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나비 요정이라도 비누 방울을 탐하여 나타
났던
걸까?^^
봄아닌 이 십이월의 한날에,
민들레에 나비 까지라니... .
문득 많이 추운 유난히
마음시리고 몸 시릴 이 겨울을 맞이하는 이들,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겨울의 한가운데 , 짓 밟힌 땅 속에서도 고개 들어 하늘을 바램하는
민들레가
있음을.
찬 바람 속에서도 알을깨고 허물을 벗고 훨 훨 나는 나비가
있음을.
아이들의
바램으로 그 믿음으로 늘 살수있는 세상을,
다 두어두고 자라나는 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간절히 참 간절히도 뉘에게론가 두손모아
기원드리고픈.....
날,
이천년
십이월 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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