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네들의 아픔 씻김을 살갗에 파고드는 햇살이 따가와도 , 밤낮없이 짝 부름하는 풀벌레 소리 저리 요란해도 가을 아침은 왜이리 고즈넉한 모습일까? 제 씨아의 무게 스스러워 고개 내리는 뭇생명의 자리 그 여서인가. 이 가을엔 모두가 저마다의 충실한 거둠으로 고즈넉하였음 싶다. 그런데 아프다. 먼 아스런 바다빛은 항..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6
담배먹고 맴~맴 고추먹고 맴~맴 새벽 덧창을 열면 왠 짙은 담뱃내음? 신선한 산골 아침 공기는 간곳없이 며칠을 그랬다. 참, 왠 골초영감이 새벽바람부텀 남의 창문밑에 앉아 한대 피고갔지? 낯바람에 텃밭메는데,앞집 세면장 창문너머 그집 안주인네 기색이 하 수상타. 꺼억,왝... . 왠 토악질? 이 바쁜 시골 살림에 어쩌자고 눈치없이 ..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아까움..그 미련살이 저녁 설거지를 하다말고 T.v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에 나도 몰래 '푸욱~ 속 웃음이 나왔다. 잘 지은 이층집 둘레 둘레 안밖으로 고물투성이인 배경화면 앞에 취미가 30년째 고물수집이라는 할아버지의 어눌한 말씀마디 가 요 며칠 편치않았던 내 심정에 꼭 들어 박혔기 때문이다. '돈 조금 들어도 고..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힘껏 사는 길 개학이 아직 일주일남았지만 방학중 특기 적성 교육이다하여 서예 준비물 싸들고 민정이는 어제부터 등교 길 나섰다. 아빠랑 차 시간이 맞지않아 아침에도 십오분 남짓 걸어 내려가 버스를 타야한다. 오늘 아침엔 비까지 치적여 우산 받쳐도 버스 정류장에 다다르니 바짓 가랭이에 물얼룩이 많이져 축..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남경이의 친구 사흘내리 치적거리던 비끝에 모처럼 볕이 화사하다. 여름 막바지 씨내리려는 풀들이 그악스럽다. 땅콩이랑에 뒤엉킨 풀잡고 앉으니 살고~옴 ... 막내 남경이 다가선다. 엄마아 내 친구 엄서...자연의 친구... 왜 없을라꼬? 좀전에 엄마 식구 다있는거 봤지. 거어~기.' 으응 ! 있다' '아기 지렁이 있다.' '엄..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하나할메 건건넌 동네 산비탈에 스러져 가는 오막 한채 올해는 쥔 잃어 적막하다. 하나할메 볼적마다 나는 '가즈랑집할메'생각이 난다. 이사 오던해 동네에서 제일 낡은 그집 그런데 울안은 꽃대궐이었다. 달래넝쿨 순이 꽃보다 예쁜 초록으로 우거지고 접시꽃 족두리꽃서 부텀 봉숭아 채송화까지 이른봄 개나..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그저 건망증 때메... '아침엔 눌은 밥좀 끓이지.' 어제 잠자리 들며 한 소리. 피곤한듯 싶은 요즈음 식사량도 줄더니... . 메모 써 싱크대 올려놓을까 하다가 잊어버리고 잠들었다. 아침 밥상 부산히 차려놓고 돌아서는데 '한마디로 되는일이 있어야지. 누룽지 끓이랬더니.. . ' '아 ~ 아차! 눌은 밥... .' 당항하고 민망하여 속 ..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작은 상봉 아침 뒷창을 열면 건너 언덕 외딴집 남정네 엊저녁 부터 그대로인지 마루위 긴의자에 정물처럼 누워있다. 언덕아래 옥수수밭 귀퉁이 초록 호박덩굴밑에 늘 서있던 그집 작은 빨간차가 보이지 않고부터 이른 새벽마다 마주치는 모습이다. 작은 딸아이도 그 똘망하던 눈망울이 힘을 잃었다. 유난히 뽀오..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칭월 백중........우란 분절 언제나 이듯 초저녁잠 많은 딸아인 뻐구기가 아홉점을 울리기 바쁘게 긴하품하며 제 둥지에 깃들고 막내도 다소곳 돌아누운 고른 숨결이 이미 꿈나라에 가있다. 아직 눈이 말똥한 큰 아들아이에게 아빠가 문득 일렀다. '남형이 친구 찾아왔네. 저어기 감나무 사이에...' 아, 참 오늘이 칠월 보름 백중 이..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
장날 '따르릉.... ' '언니? 장에 가자' '장에? 오늘 장날이야?' '으응, 지금 올라 간다!' '그ㅡ 래' 은근히 바람이 돈다 . 도회 살림과 달리 시골 내려와선 장보는 일이 이래저래 부담꺼리이다 . 교통 불편한 탓에 남편운전하는 뒷 좌석에 앉아 온 식구 대동하고 한번씩 나서는 장보기가 남의 눈엔 한갖진 바람쐬.. 무너미 옛집에서 200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