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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따기`~ "아이들의 글쓰기"

소세골이야기 2007. 5. 19. 23:40

 

우리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 풀 사이의시냇물 모랫 바닥은 /파아란 풀그림자 떠서 흘러요...

 

어린 시절 말귀 배우며  뜻도 모른체  친정 아버지를 따라 외웠던 소월 시의 구절이다.

 

 지금은 그 풀따기가  일상인 촌부가 되었다.

 

아주 오랜 이야기~

 

이른 새벽 집을 나서면  아무도 가지않은 개여울의 둑길을 걸어 학교에 갈 수 있었다.

길 양편의 풀잎들 사이를 건너지른  거미줄 들이 조롱 조롱 이슬을 달고 막 떠오르는 햇빛을 받아  무지개를 머금는 모습, 세상의 모든 풀잎과 꽃송이들은 모두 그 영롱한 보석알들을  저마다 한알씩 품어안고 있었다.

그 이른 아침 들판에서 부터 시작되는 나의 내밀한 향유는 수업이 끝나길 기다려 서둘러 인적드문  개여울길을 들어서면 그때부터가  온통 내 세상이었다 ,

개울가 푸섶에는 갈피마다 어찌 그리 이름모를 무수한 작은 곷들이 지천이던지 ....

걸음마다 멈추고 쪼그려 앉아 그 섬세한  아름 다움에 , 작고 앙증맞기까지한 세계에 하염없이 빠져들곤했다.

아직도 사십여년을 훌쩍 뒤어넘어  그 시절의 사유속에 빠질듯하다. 생각줄기 하나 타 넘으면....

하늘이 그대로 내려앉아 흐르는 개여울 바닥에 는  쉬임없이 어디론가  씻겨 내려가는 모래알들의 노래가 가는 길을잊고 주저앉게 하였다.

그리 풀잎따고 조약돌 던지며 개여울을 따라  마음도 몸도 흐르노라면  어스름 깔려오는  땅거미...

그시점부터 내 시야엔 온통 하늘이 깔린다.

마음껏 치어다 봐도 눈부시지않은 푸르름 , 그 푸르름이  슬며시  짙어져 어느덧 어둠인지 푸르름인지 모호히 맞닿은 자리.... 그 쪽빛을 보려고  . 그 마지막 안간힘으로 버티는 쪽빛을 보려고 해지는 그 시간까지  개여울 길에 머물던 날이  많았다...그 안간힘이 때로는 붉디 붉게. 그마저도 자색으로 짙어져 가는 홍조까지 보는 날은행운이었다.

하늘 빛은 어찌그리 미묘하고 신비롭던지...  들판은 어찌그리 아름답고  향그런 생명들의 지천이던지....

 

하늘 빛은 스케치북에 옮겨 그리고 싶어 채색하다보면 온통 푸른 바다가 되어 버렸고, 들꽃은 하 예

뻐 한줌꺽어 책상위 물병에 꽂아 놓을라치면 금새 시들어 버렸다.

 오직 빛나는  그모습 그대로 그곳에서만 온전히 주어지는  내 어린날의 선물이며, 보물창고였다..

 

중학교  시절 학교 백일장에서 과제가' 방과후'로 나온 적이 있었다.

좋아라 신바람이 나서  나는 학교에서 돌아 오는 길  말 그대로 나의' 방과후'를 있는 그대로 들꽃이며 .

하늘빛이며, 개울 바닥 모래와 흰구름을  썼다.

 

심사평에서~  주제와  동떨어진 글이라서>>>   라는 부제와 함께 겨우 가작이던가???

내 방과후를 그 아름답고 신비한 만남을 이해 못하는  어른들의 맹목에 어찌 화가 나던지. 그 다음부터 오래 글쓰기를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요즈음 우리 집 악동들 셋~  글 쓰기 바람이다.

저희들 끼리 어린이 신문에서, 학교 계시판에서 광고 글을 옮겨 적어와 싸이트에 들어 가 보고 계힉을 세우고, 네 주제, 내 주제 챙겨가며~

그런데 아무래도 상 보다 상금에 눈이 어둔 눈치다.

공교롭게 지난 가을 남형이, 민정이가  쓴 글들이 . 디지털 카메라로,.pmp로  반응이 있은 탓에 막내까지 덩달아 저들은 글만 쓰면 뭐가 되는 줄 안다,

 그러다 지난번 가족사랑 글짓기던가?

엄청난 상금에 눈먼 두놈이 겨울 방학내내 끙끙거리다. 하루에도 열두번 상금타면~ 책사고 뭐 사고~해가며  성을 쌓더니만  결과는 꿈 깨어나서 허망~ 이었다.

 

가끔씩  그런 아이들 글쓴 거 눈에 띄면 짜증스런 잔소릴 하게된다.

이게 뭐니? 알맹이가 빠졌잖아?  앞뒤 말이 안 맞잖아?  등등....

 

그래놓고 혼자 우습다.

 

아이들의 글이란, 서툴고, 엉키고 , 두서없고... 그러는 중에 제속 배앝은 구슬하나 들어  빛나면  거기 아름다움이 있는데, 어른의 잣대로 늘 매끄러운 잘 다듬어진  방망이같은 죽은글을 쓰도록  이끈다...

어른들이란~ 나 부터 `

왜 아이들의 글을 그저 내 잣대로 듵어 고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디.

있는 그대로 읽어주는 자리 , 헤아려 보는 자리가 필요할 뿐인데... .

 

댓가없이 그저 순수히 쓰라는 소린 하나마나구 , 그저 제 경험치에서 찾아내기.  거기 이유  달아  생각 키우기로  나아가라  권할 뿐 ...답답함을 참고 제몫으로 둘 줄 아는  참을성이 아이들의 글쓰기를  키우는 방법이란 생각이  늘 아이들의 글을 참관타가 억망으로 만들기 잘하는  아둔한 엄마가 스스로 속내에게 이르는  말이다~

 

어린날  그 억울한 속상함을 생각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