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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 세계인의 식탁으로! ..,기차에서 앍은 한 권의 책

소세골이야기 2009. 8. 23. 04:13

기차에서 읽은 한권의 책

한국음식 세계인의 식탁으로!

            

     ‘밖에서 안을 보는 관조의 시각 “

 

제천 역을 출발한 기차가 점점 도회의 풍경을 밀어내고 터널 하나 작은 간이역 하나를 지날 즈음이면 덜커덕거리는 열차의 리듬이 몸에 베어들기 시작한다.

늘 맴 돌던 집을 나서 움직이는 차창 너머에 시야를 둘수있는 모처럼의 시간.

 

가방 속에서  꺼내는 작은 물병 하나와 한 권의 책 ... .

 

시간 반 남짓 , 청주 오근장 역 까지 가는 동안 기차간에서 책을 읽는 일은 내게는 아주 오랜만에 누려보는 호사다.

 

 

충청북도 농업 기술원에서 실시하는 농산 가공 전문가 교육 일주일의 시간이 준 기회였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아스름히 내손과 시야에서 책은 멀어졌고 늘 물 묻은손 , 흙 부스러기 묻은 마디 굵은 아낙의 손엔 호밋 자루가 제격이 된 터이다.

거기 시력마저도 편하지 않아 잔 글 보기도 어려워 진 터라 가방에 돋보기도 마음먹고  챙겼다.


 

 

 

벌써 오래전 지난 겨울 ,책 좋아하는 딸아이가  인터넷 서점을 뒤적이다가 ‘엄마 이책.’.하며 권해준 책이다.

농사꾼이 되고나서 지은 농산물 가지고 된장을 만든다 먹거리를 만든다 하며 늘 부산한 엄마를 홈피 관리며 사진 편집하며 솔곳하게 돕고있는 딸아이가 엄마의 관심사가 어디 있는지 짐작코도 남으니 그 제목이 눈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하는  딸아이가 주문한 책 보따리 속에 엄마 책도 한권 묻어왔다.

한국음식 세계인의 식탁으로

“주미 대사관 농무관이 쓴 FTA시대의 생존 전략!"

“한류의 선봉장, 한국 농업의 미래를 열어갈 다양한 아이디어.”

한눈에들어오는 책 표지의 내용이다.

목이 말랐던 터였다. 뜻밖이었다.

내 손으로 농사지어 가공하여 먹거리로 만들어 소비자 앞에 내어놓는 일이 갈수록 만만찮은싯점 에서 따뜻한 물  한 모금처럼 스며드는 책이었다.

시각의 차이 .

저자가 주미 대사관 농무관으로 재직하며 쓴 책이었다.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정말 우수한 우리의 발효 음식, 그리고 전통 음식. 우리 농산물, 그 것들에 대한 세계인의 시각과 인지도, 현지에서의 자리 매김과 실태, 그 소상한 자료 수집과 알음알이를 모두 저자가 체험하고 , 발로 찾아 정보와 통계 또한 직접 채집하고 간추린 땀이 밴 책이었다.


바깥에서 내 안을 들여다보는 시각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값어치 이다.

내 것을 내가 보지 못하는 맹점을 , 바깥에서 내 안을 들여다보는 이성적 시각으로  관조하고 판단하여 풀어 낸 책이다.

우리 음식 하나하나에 대한 현지인들의 기호에서부터 현재의 세계시장 진출 실테, 수요와 전망까지 적은 시간 한 두 번의 발품으로는 도저히 알수 없는 참 값진 경험 치와 선각의 자리가 소상하고도 절제있게 , 쉽지않은 통계치나 연구 전문등도 농사꾼도 알아볼 수 있도록 경험담 형식으로 쉽게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려간다.

 

제 1장 ‘한국 음식 세계적으로 우수하다.’  -세계가 칭찬하는 한국 음식.

서두에서부터 현지 언론 보도 내용을 통한 실제적이고 세심한 설명을 통해  외국인들의 인지도와 선호도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자존을 한껏 살릴 수 있는 명쾌한 글줄이 이어진다.

“맛과 멋과 문화적 정취”라는 격조 높은 분석을 통하여 우리 음식이 정말 우월한 먹거리임을 인지하게하고, 세계인의 식탁에 파고들 수 있기까지의 문제점과 차별성, 국제화를 위한 방안까지 제시되어있다.

우리 음식 속에 담겨진 문화나 철학으로 국가 이미지와 국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대목은 막연히 우리의 발효 식품을 짝사랑하며 살아온 내게는 가슴이 뻥 뚫리는 신나는 충격이었다.

 

음식만이 아니다 .경제와 문화와 음식이 하나로 어우르는 지구촌 속 우수한  한국의 이미지 에 이르면 어깨가 한층 곧추 세워진다. 특히 우리 발효 음식의 우수성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평가 ,세계인들의 인지도등은 내게는 귀한 정보였다.

책을 읽어 내려 가면서 문득 제목이 너무 겸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음식은  그저 먹거리가 아닌 우리 나라의 전통과 정신을 세계속에 전파하고 오히려 세계인들에게 혜택이 되는 문화 사절이 되어있다.


내가 이만큼의 감동을 받은 것이 겨우 이 책의 제 1장이다.

 

"한국 음식의 국제화"에서는 우리 음식의 퓨전화와 개선점에서부터 한국 음식의 영문 표기까지-바로 지난해 수출하면서 적지않게 당황했던 부분이 소상하게 표기되어있다. 읽어 내려 갈수록 대체 저자의 지적 역량이 어느 만큼인지 헤아려 지지 않는 다양성과 무한한 심층 접근, 분석 자료, 대안 제시까지 쉽게 책장을 넘길 수가 없다.


 이쯤에서 한 가지 고백을 해야겠다.

이책을 겨우 1장까지 읽고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할 무렵, 우연찮게 이 책의 저자를 우리 농장의 귀빈으로 모시는 행운이 주어졌다.

유난히 겨울 가뭄이 심했던  지난 겨울 ,  단양 마늘 밭에까지 걱정이 미치신  농촌 진흥청장님의   걸음이 작은 골짜기 소세골에 까지 닿으신 것이다.  익숙한 이름에 동명이인일까? 하고 살펴 보았더랬다...

 

보름이 갓 지난 때라 집 앞 떡판에서, 동네 어른들 인절미 치는 모습을 한참 보시더니 손수 떡매를 받아 드시고 첫 솜씨 같지 않게 익숙한 자세로 인절미를 쳐 주시기도 했는데, 그 솜씨가 우리 음식에 대한 이런 혜안을 가진 연유인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두고두고 속이 타게 안타까웠지만, 책을 미쳐 제대로 읽지 못한 터라 내색도 , 책에 싸인 한 장도 망설이다 받지 못했다.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 청주를 오가는 기차에서 벼르던 책읽기를 마저 하게 된 것이다.

다시 시작한 읽기의 처음은 “ 한국 식품, 미국 시장을 공략하자.” 였다.

그 다양한 정보와 자료, 대응점을 가슴에 담아 넓게 폈다.

한국의 식품 산업에 이르러서는 우리 음식이 그  기반이 되는 농업에서 부터 관련 분야 까지 아우르다 보면  경제와 사회 모든분야의 총체적 중심이 된다.

농사꾼으로 늘 농업이 삶의 근원임에도 불구하고  산업화에 밀려 뒷전인  초라함에  평소  안타까웠던 마음에 갑자기 날개가  돋아나듯 훌쩍 날수 있을듯한  자신감과 지향점을 심어 주었다 .

 

한국 음식의 조리에서부터 시작한 글줄이  식품 산업의 지향 점과 시장 성향, 제도, 모든 관련 장르를 아우르게 되는  한 권의 책 읽기는 호미 잡은 손의 흙을 털고 가슴을 넓게 펼 수 있게 해 주었다.

 

내손으로 농사지어 다시 먹거리로 만든 핸드 메이드의 제품을  손에들고 지구촌 속 또 하나의 마을 , 세계 시장을 향해  걸음을 내어 딛게 한 용기가 되었다.

 

첫 목적지 아시아의 시장 필리핀에서는 , 우리의 과거 시점을 보았다.

무언가 내것을 팔고 이익을 얻고자 하는 시장이 아니라, 아직은 나누어 주고 이끌어 주어야할 자리였다. 얼마전 쵸니에서  아시아 지역에 우리의 앞선 농업 기술을 수출 전수 한다는 소식이, 농업 인턴제로 세계 각 지역에 진출 한다는 소식이 왜 그리 다행하고 기쁘던지....

 

초하에는  케나다 벤쿠버 농식품 박람회에도 다녀왔다.

전 같으면 엄두를 못냈을 일이다.

개인이 아닌 농업인의 내 먹거리 생산을 지원하는 행정기관의 지원 행사로, 그리고 무엇보다 든든한 후원자인 빨간 표지의 책 한 권을 가슴에 담고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자신있게 내 먹거리를 내어 보이고, 맛 보이고 그들에게 권 할 수 있었다.

바이어와의 상담에서도 한 권의 책읽기에서 가슴에 담아둔 내용들은 그대로 상대를 파악할수 있는 ,실정을 나누고 내것을 한껏 자신있게 내 보이는 대화의 낱알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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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저자는 주미 대사관 농무관이 아니라 다양한 농업 책무를 거쳐 현재 우리 농업 살림을 이끌어 가는,  우리가 속한 단체의 수장이시다.

이 책만이 아니다.

 

다양한 저서와 논문으로  책머리에 소개된  제목들 만 보아도, 저자는 이미 현장에서 땀흘린 열정과 다양하고 풍부한 지적 편력으로  준비된 CEO였음을  알 수 있다 .


늘 바쁘게 ,겨울 가뭄 걱정에서 시작한  초두의 걸음을 농촌 곳곳 오지의 작은 마을 마다 에 쉬지 않고 발자국 찍으시는 현재까지의 강 행보를 바라보며 어렵기만 한 농촌의 현재 시점에서 등이 따뜻해지는 든든함을 느낀다.

 

각별히 농촌 여성 농업 인들의 저력을 인정하고  보듬는 세심한 배려는 , 아마도  책 첫 머리에 아내의 조력에 감사하다고 기술한  그 당당한 부러운 표현과도  일맥 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