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골 영농 일지

민들레의 영토

소세골이야기 2007. 5. 7. 23:24

 

 

 

누군가의 글귀에 그런말이 있었다.
민들레의 영토~
초하 , 오월의 땅은 말 그대로 민들레의 영토이다.
나물이 귀한 이른 봄 , 돌틈바귀 마다에서 뾰죽이 올라붙는 잎새들이 다부룩히 모양새를 갖추면  시골 아줌니들 맘마구싹 한 바구니씩 뜯어서 삶아데쳐 물 우려내고 쌉싸름한 맛에  새콤 달코롬 무쳐서 잃은 입맛을  돋게한다.

 

그잎새 겹겹이 에워싸더니 어느날 부텀 등근 꽃대  갈피마다에서 솟아나와  햇님얼굴담은 노오란 눈부신 꽃송이들을 피워낸다.
작고 외소하지만 땅에 붙듯이 숨어피는 앉은 뱅이 민들레가 나는 좋다.
불그레 홍조띤  꽃섶이 활짝펴지면 눈부시게 흰 하얀 민들레도 나는 좋다.
때로 성급히 초겨울 햇살에 반하여  계절아닌 가슴앓이로 피었던 민들레도 이른봄에 누구보담 먼저 꽃을 피운다.
먼지 투성이 길섶에도 돌틈바기에도 어둡고 습기찬  봇도랑  구석에도, 세상의 외면당한 구석마다, 그저 흙내음만 맡아도  민들레는 그 뿌리를 내리고  초록 잎새를 뽑아 올리고 그 밝은 꽃송이들로 이 땅위의 별로 뜬다.
밭자락에서 일할때면  가장자리따라 지천으로 피어나는 그 꽃무리들이 그리 환히 이쁠수가 없다.
오늘  아이들 데리러 학교 가는데 우리 더덕밭 가에서 허리 굽어 있는  웬젊은 아낙'''
커단 봉지에 민들레 꽃송이를 하나 가득 주워 담듯 따서 담고 있었다.
아뿔사....
뭘 하실려구요? 
  민들레는 왜 따나는 내 말에 차 만들어 마시려 한단다.
민들레가 나물 인줄만 알았더니 민들레 차도 된단다. 참.....

 

그런대 차는 향가로우련만  하는 일이 참 모질다.

 

말 그대루 꽃이 지천인데 민들레가 지천인데  말란 말은 못하구,속만 끙 ~앓고 차를 몰았다.
어상천 다녀 오는 내내 마음이 싸아했다.
하필이면  우리 밭이람....지천이 꽃인데 ...

 

아미노산 액비먹고 풀꽃들도 덩달아 자란 탓인가? 우리 밭자락 민들레가 더욱 소담스러운 건.....

 

 

 

나는 민들레차는 못드리것소.
차 한잔 마시자고 겨우내 언가슴에 햇살 품어 품어 모아핀 그 환한 꽃송일 , 며칠만큼만 피면 희디 흰 솜털 날개를 달고 못내는 따스운 빛살내린 님에게로 날아오를 꿈에 부푼 그 노오란 망울을 어찌 따 내린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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