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땅기운 돌고 산 빛 퍼런 날되면 신바람 나는 여편네 둘이
있다.
아랫 동네 속 깊고 밝은 어린 동무 하나있어 겨울 바람이 맥못추는 때부텀 둘이 입모아 산나물 갈날
기다린다.
보자기하나 두르고 낡은 청바지에 부츠신고[배암겁나서,동생이준 비싼 가죽부츠가 산동네사람에겐산에갈때 딱
좋아 ]바지런히 산길접어들면 찌든 일상사는 산아래 세상의 것.
나물취뜯고 고사리 뜯고 시엄씨
뜯고.....
둘 같이팔순 고개훨 넘은 어린아이아닌 늙은 아기 등에 업고 사는 복에 , 속 쥐어 뜯기는야기 풀어내느라눈앞
고사리도 지나치고.....앞 보자기 무직하니 걸거적 거릴때쯤되면 후련하니 풀린 속이 허허로워지고.또롱한 어린 아들 눈망울이
떠오르고.
땅품에 하늘기운 받아 안아 어김없이 배풀어 주는, 풀 숲 갈피마다 고개내민 나물 싹이 어찌 이쁘고
고마운지. 덩굴밑을 헤집고 나와 쑥대머리 얼굴 마주보고 저녁 상에 올릴 산나물 무침에 마음바빠지기 시작한다
풀어 놓은 나물 보따리 앞에
'마이 뜯었네...'
우리 할메, 며느리 나물 보따리 큰 것이 살갑지 만은
않타.
봄날 내내 할메는 팔순 넘은 나이에도 산고갯길 넘나들며 고사리 한 보듬씩 뜯어 말려,
제천 큰아들네 제수
꺼리줄꺼, 서울 작은 아들 몫, 둘째 딸네, 큰 손주놈꺼..해가며 한몫
씩 챙기느라 분주하다. 고사리는 밭만 잘 찾으면 그래도
한 꺼리 하는데 덩굴밑에 비탈헤메는 취나물은 흔해도 할메에겐 만만찮다.
"쭐거리 세 빠져서 삶아 널어도 못 먹겠다. 금방 올라온
연한 암놈을 뜯어야지 멘 줄거리 센 숫놈 만 뜯었구나. 몽창 짤라 내뻔지고 잎사귀만 먹어야 겠다."
웬
숫놈 취? 암놈 취? 그저 ~ 못 말리는 ~~~~
휴! 그래도 우리 아이들에겐 하늘아래 둘 없는 좋은 할매,명년에도 후년에도 고사리 뜯어 아들들 몫 챙기도록 정정만 하소!
휴!
그래도 우리 아이들에겐 하늘아래 둘 없는 좋은 할매,명년에도 후년에도 고사리 뜯어 아들들 몫 챙기도록 정정만
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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