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배기 내려서서 보건소 담을 끼고 봇도랑 따라 낮으막한 골짜기를 10여분 남짓 걸어들어가면 작은 마을이 있다.
온 동리 집이래야 여섯가구 남짓 옹기 종기 업드린 마을 예전엔 삼 사십여호가 살았데나...
믿기지 않을 만큼 한적한 풍경이다.
할머니 홀로 계신집이 4가구 ,두 노인 부부 한가구 ,할아버지 한분... 행정 구역상 1리 2반에 홀로 사는 노인이 다섯분이다.
자식들은 대처로 나가고 함께 뼈마디 무디어 지도록 흙일구어 땅심으로 살아오던 한쪽 노인네들은 모두 먼길을 떠났다.
그래도 희뿌연 새벽부터 어둑한 땅그늘 내릴때 까지 도무지 흙밭에서 허리 일으키는 일이 없이 여름 한철을 나는 칠순 넘긴 노인네들........아직도 정정한 몸으로 지게짐을 나르는 칠순 노인의 근력은 아마도 저 붉은 훍심이리라.
조금씩 여며 심은 옥수수를 여름내 경매장에 내는일을 심부름해드렸더니 그리들 좋아라 할수가 없다.
고기 한칼씩 고등어 한손씩 가끔 사와 입맛 돋우시라고 건네면 내집부억앞엔 상추며 배추며 먹거리들이 더욱 쌓인다.
작은것 하나에도 염치 따지고 체면 세우시며 조신히 오가시는 모습들이 그저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이시다.
기껏 십여년 세월뒤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 떠나실 테니
그땐마을이 고적하여 심부름 드나들던 시절이 오히려 그리워 옛말 할지도 몰라....민정이 아버지의 말이다.
농촌에 농투성이 기꺼운 일손이라고는 모두 육칠십노인네에 고작 오십줄 앞뒤의 우리네이니....... 모든 삶의 근본이 여기 흙의 살림 살이 이거늘 이리 외면당하고 어찌 살려나........답없는 우문이다.......
2003,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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