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골 이야기

가장 소중한 겻

소세골이야기 2006. 8. 11. 01:25

이제 한달 남짓하다.

딸 아이가 걸음을 뗀 것이........

그 날. 뒤돌아서 뜨거운 덩어리가슴으로 몰래 삼키며 붉어진 눈시울 훔친  것을 다행히 딸 아이는 제 기쁨에 들떠 못 보았다.

 

이리 커단 녀석이 왠 걸음마 냐구?

 

오래 마음 두어왔던 ,이제는사는날 까지 아주 내쳐 살  내 사는 자리잡겠다고 벼르고 마련한 터에 서둘러 낡고 헌집 대강 손질하고  짐 부려 놓으니 해너머  몸 앓이 하던 딸아이의 아픔이 그예

걷기조차 힘들어져 왔다.

오래 도록 믿기지 않 아  눈뜨면 그저 꿈이기를

예전같이 곧고 미쁜 딸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서있기를

지쳐 쓰러진 밤마다  마다에서  오메토록 간절히 바랬던가.....

 

엄마왜 하필 내가 이렇게 아파야돼

나 아프기 싫어 . 누가 나 대신 아파줬으면 좋겠어..

 

참다못해 지치면   그리  외치는

온몸의 관절이 마디마다 아파오고 뒤틀려 오는 그 자리를

어미인 나도 대신  아파 줄 수도 가름하지도 못했다.

 

잠들지 못하는 밤마다 허벅지를 주무르고 손조차 댈수없는  퉁퉁  부어오른 타조 알 같은  두 무릎을  보노라면 가슴이  에여와 천지 신명께도  온 지나는 길목마다에  동네 지킴이 느티 할베한테도 산신령님께도  딸  아이 곧고 튼튼 한 몸으로 이땅에서 뛰고 자라도록 부디 아픔털게 해주십사   손을  모아 빌었다  

 

모든 것이 어미된이의 죄이고 경솔함에서 연유한듯 해 오만가지가 다 후희스럽고 부끄러웠다.

마음이 한없이 낮이갈앉고 모든 생명앞에 업디어졌다

 

5월말부터 더이상 걸음이 힘겹게 된 아이가 무릎한번 굽히려면 안간힘을 써야하는  그 아픔과

여름더위 내내 싸웠다

 

그저 남들이야기로만 건성알았던 류마치스가  그리 무서운 것인줄 ,노인성 아닌 소아에게도 올수 있는 것임을 그제사 알았다.

 7월들면서 그리 잠못이루고 못견뎌하던 통증이 조금 갈앉아 갔다.

아이도 제 아픔을 감내해 받아들이고 한발 물러서 바라보며  더욱 아픈 이들이 세상에 많음을 돌아보며 제 아픔이 그래도 이겨나갈수 있음에 감사할줄 알게 되었다.

 

이게 아니다 싶어 전학 서류만 들이밀고 두달 너머 쉰 학교로 아이를 업고 나섰다.

아픈 것은 결코 부끄러움이 아니니 떳떳이 내어보이고 제 불편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그 자리가 있어야  헤쳐 나갈 힘을 얻고 회복을 향해 나아갈터이다.

 

다행히 뜻밖이도록 선생님과 친구들은 따뜻이 맞아 주었고 최대한의 배려와 감싸임으로 편안하고 즐거이 학교를 오가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아침늦게 가고 두세시간의 수업후에 돌아오는 정도지만  학교를 오가며 많이 밝아지고

제 아픔에 대한 자신감도주어져 눈에 띄게  회복되어갔다.

 

서서히 타조알 이라고 아빠가 장난으로 붙여준 무릎도 갈앉아 움직임이 유연해지기 시작..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임을 넓혀 나갔다,

 

오늘은  마당에 나가고 싶다고 조르더니 참 오랫만에 마당에나가 대문앞까지 , 마당 끝까지

오리 걸음처럼 서툰 걸음이지만 혼자힘으로 걸었다.

걱정이되어 제아빤 서울가서도 저녁에 괜찮냐고 전화다.

걷고나면 발목이아파 꼭 며칠 쉬어야 했는데 오늘은 오후까지 괜찮다하며 잠이 들었다.

이제 일주일 남은 개학을 앞두고 저 혼자도 초조한가 보다.

개학하면 걸어오라고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부탁이 간절했었으니....

그래도 잡지않고걷는 연습이 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지...

한 걸음 내어딛는 자리까지가 얼마나 지루하고 오랜 아픔이었던가.....

 

이제 마음에 여유가생겼다.

제 가 만든 까페에 푹 빠져 >민정이의 반지찾기<로 제 아픈 일기를 써 나간다나...

그러더니 요즈음은 스스로 태그를만들어 본다고 책하나사서들고 씨름중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싶은 것도 많은  것이 아픔에서 벗어난 여유인듯하여 보기 이쁘고 다행스럽다.

헤리포터를, 반지의 제왕을 능가하는 제 책을 쓰는것이 꿈이라나.....

오늘은 그랬다.........

 

고구려의 기상과  고조선의 역사 ...그 드넓은 땅과 힘을 모두 앗기고 왜소해질대로 왜소해진내 나라의 역사에 짜증나 하는 아이, 그래서 제가 크면 여자 대통령이 되어 우리 나라 힘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큰소리 친다...

 

많이 늦을대로 참 늦은감있지만 이제라도 내꺼인줄알고 눈돌리니 다행이라 해야겠지.

요즈음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 쏠리는건...

그런데 왜 그저 빼앗길 때라야 내꺼 소중한줄 겨우 깨닫는 건지.......

여태는 먹고 사는게 그저 바빴나?

학교에서 통일이나 역사 숙제 글짓기에 아이가 그런 글 써가면 바로 몇년전인데도 선생님들도 왠 뜬금없는엉뚱한 소리쯤으로 취급했더랬다....

 

우리   아이들 셋은 무언지 모르지만 그  잃어버린 역사에 대하여 그리움이 크다.

내 뿌리에의 핏줄 끌림아닐까?

그 끌림으로 그들의 세대에서는  바로 알고 그리하여 그힘과 기상이 이 민족의 핏줄속에 힘찬흐름으로 다시 찾아들기를 나는  늘 내 아이들의 자람에  바램해 본다.

 

아픔속에서 부쩍 많이 커간다.

 

아이들 자리에서의 작은일상들, 학교 공부도 ... 오히려 그런 것들이 수월해진듯 가볍게 이끌어가고  동생들조차 제가 끌어간다.  올 방학에는 .........

 안스러우면서 그래도 이제 찾아지는 평온한 아이의 얼굴이 그리 소중할수가 없다.

 

모든 생명의 자리에 우리작은 알음알이로 견주지 못하는  

보살핌으로 오는 손길에 감사하는 맘.

 

늘 그만큼은잊지않고 살아야지.......

 

                                             2004.          2.         6.

애써 쓴 글이  도중에 날아가는 허망..... 맥 빠진 글이 되어 버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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