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옛집에서

티라노는 잡아 먹어도

소세골이야기 2006. 9. 4. 09:22
저녁 나절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수선터니 밤새 끙끙 앓았다.
막내 남경이가 무언가 맘에 체인게다.
밤새 생각나질 않더니 아침 밥하다 말고 문득...
'엄마 죽은 새 눈엔 왜 흙이 들어가?' 

그제 토요일 오후 부터 몇번을 혼잣 소리처럼 뇌이던 말이 떠올랐다.
제 누나랑 형아 데리러 학교에 가서 운동장 구석에서 뭔가 한참 아이들이랑
몰려 놀더니 돌아 오는길 차속에서 부텀 몇번을 되풀이 물은 말이었다.
소란스런 주위에 몰려 건성, 그저 '죽으면 그래...'하고 지나쳤더니
다음날도 그 소릴 몇번 고쳐 물었더랬다.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온 남형이가
' 엄마 운동장에 까치가 죽어 있었어.
 형아들이 빙빙 돌리고 갖고 놀아서 내가 묻어주고 절도 해줬다.
지옥 같은데 나쁜데 가지말고 천당에 가서 잘 살으라고...!'
그랬다.

아이 손으로 흙을 못파니 돌무덤 해준걸 큰 놈들이 다시 들춰 내
갖고 놀은거다.
그렇게 굴러 다니느라 눈에, 감은 눈꺼풀에 흙이 묻은 까치가
막내 남경이의 눈에 까지 띄인거다.

저희들 처럼 늘 맑고 까만 눈동자의 짐승들, 강아지 차오도 , 닭장 속의
닭도, 감나무 가지에 늘 놀러오는 새들도.... .
그러다 아무렇게나 아이들의 손에 휘둘린 죽은 까치의 늘어진 모가지에
흙묻어 내려감긴 눈꺼풀이 아이 가슴에 박힌거다.....

그런 걸 그저 귀담아 듣지도 않고 엄마는 되풀이 흘려 버린거다.

어린날 그 조그만 가슴으로 만난  몸이 저려 오도록 가득한 그 ........

헤집어 보면 우리 속 깊이 어느 갈피엔가 숨어 있는 그 경험.

그 몸저림과 에임은  풀길이 없이 그저 맺히어 들면 그예 열이 나고
아프고 그리 한바탕 앓아 누워야만 해소가 된다.

나는 아직도 길가다 만나는 죽은 쥐와 뱀,그런 것들을 보면 살이 에이고
가슴이 쿵쾅거린다.

생명에 대한 어떤 생각이전에 막연한 공포심과도 같이 먼첨 들이 닥치는
그 감정의 경험은 분명 우리들 잠재 의식 깊숙이 자리한 어린 날의 어떤
자욱임이 분명하다. 

심심찮게 요즈음 학교를 다녀온 아이들의 입에서 우려되는 소리들이 흘러
나온다.
' 엄마 오늘 학교 앞에 병아리 장사가 와서 아이들이 샀다. 암놈은 삼백원
숫놈은 이백원이래. 그런데 가지고 놀다가 죽어서 아이들이 막 던지고
빙빙 돌리고 그러다 물에 집어 던졌어....'

집에서는 마당에 죽은 지렁이 꿀벌 사마귀 무당벌레까지 무덤을 만들어 주던
우리 아이들에겐 적지않은 충격이다.
민정이는 그래도 제 친구들 사이에 힘이있다보니 그때문에 이틀을 두고 싸움
까지 했단다......

남형이는 겨우 까치 무덤을 만들어 주었지만 다음날 그 무덤이 파헤쳐 져
남경이 까지 ........ .
가끔씩 저희들과 생각이 많이 다르니 ' 이상한 아이' 라는 표현을 들을 때가
종종있다.

우리 아이들에겐 너무도 당연한 귀중한 것들이 그아이들에게서 무시될때 그게
다툼이 되면, 힘으로나 말로는 만만찮으니까 결론은 '좀 이상한 생각을
엉뚱한 생각을 하는 아이'로 돌려지는 것이다.
덩치나 힘으로 만만찮은 상대이다 보니 망정이지 조금 어리숙한 구석이라도
있었다간 영락없는 '왕따' 감이다.

아이들을 둘 학교에 보내며 느낀 가슴 아픈 것 중의 하나가
무언가 그들 세계에서도 참 중요한 것 하나가 사라지고 있구나 하는 우려...

옳은 것, 소중한 것, 가장 뿌리로 박혀 있어야 할 기본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세계에서 조차 모든 것이 힘의 논리로만 좌우되는 것이 종종 보인다.
비록 아니더라도 그 속 뿌리로서 흔들리지는 말아야 할 하나의 것.

그 흔들림이 보인다...

생명이라 무에 그 뿌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조심스러움과 정은 모든 생명속에 바탕자리로 들어있다.

가르치지 않아도 절로있는 자리이다.

그런데 왜들 무디도록 잃고 사나?

몸에 좋다하면 별것 다 먹성좋은 입거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 어떤 외계인
들이 요즈음 판을 친다더니, 아무래도 아이들이 그 물에 젖든듯 싶다.

눈에 보이는 것이 배워지는 것이 그 자리이니, 제속에 것은 덮히고 잊혀
졌다.

그 맑고 이쁜 사슴의 눈망울을 들여다 보고 어찌 제몸 좋자고 그 피를 들이
키누?

산골 숲갈피 뛰노는 산 짐승  겨울 눈밭에 먹이 하나 던져 주지 못할 망정
옛날처럼 먹거리 고기 귀한 세상 배고파서도 아닌데 어찌 그리 씨를 말려
사위누?

그들 사라지고 나면 제 목숨 사윌 차레인줄 어찌 그리도 모르누?
....................

우리 아이들도 별거 별거 다 먹고 산다 .
지렁이에서 개구리 뱀은 물론 티라노, 스테고 까지도 잡아 먹는다!
어케 먹느냐고?

첫번째, 우리밀 일  키로그램 짜리 두 봉지쯤 ?어 붓는다.
두번째, 이스트 큰술로 3~4 스푼 따뜻한 설탕물에 부풀어 오르도록 담궈 놓는다.
세번째, 밀가루에 이스트물  , 소금 약간 녹인물(1 티스푼), 우유, 버터 녹인것
        등등... 식성대로 넣어 반죽해서 따뜻한 곳에 덮어 놓는다.
네번째,  2~ 3시간 후 마른 밀가루 묻혀 적당한 크기로 뭉쳐 밀봉 냉장고에
        놓어두고 먹고 싶을때 꺼내어 밀대로 밀어 , 손으로 조물 조물
        아이들 먹고 싶은거 손만 씻으면 제 멋대로 다 만들어 먹을수 있다.
        단팥 소 넣어 쪄 먹어도 되고 튀김 기름에 노릇 튀겨도 되고,
        꽈배기에 호떡에 찐빵에 피자에 뭐든 , 개구리도 되고 ,꽃도 먹고
        그 몸에 좋다는 오소리 너구리 잡지 않고도 다아~ 먹을수 있다!
        
        피 비린내 같은거 노린내 같은거 없이 고소하게 맛있게 ~먹는다!
        
        농약 방부제 표백제는 물론 안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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