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제비를 기다리며

장담그기 준비

소세골이야기 2007. 3. 5. 00:47


2007년   2월  27일 화요일

동짓달부터  섣달 그믐까지 메주 만들기 작업을  정작 여기 영농일지에는 아직 올리지 못했다.
정말 바쁜 겨울이었다. 하루일과의 끝자락이 늘 콩 씼어 불리기였는데 , 큰 물통 가득 일곱말의 콩을  씼어 난로가에 정좌시키고 부엌문을 열면  늘 가지런히 단아한 모습의 오리온 좌가 하늘 가운데 삼태성을 흗뿌리며 날아 오르고 있었다.
동짓달 메주작업을 시직할떼엔 동녁 하늘에서 오르던 오리온 좌가 메주 띄우기가 끝나고 장담그는 정월로 들어서니 서편하늘로 옮겨 앉았다.
계절이 바뀌어가는 것이다.

두달동안 열다섯가마 남짓 콩이  메주로 바뀌어   이제  항아리속  여정을 기다리고 있다.

뽀오앟게 분바른 다소곳한 색시같이 예쁜 우리집  메주들ㅡ
만지고 어우르고 쓰다듬기를 해 넘겨 하고나면 잘뜬 메줏장이 그리 이쁘다ㅡ
어제 깨끗이 솔로 털고 다듬어 손질하였다.
  올해 장 담글 단지들을 짚불로 소독하고 깨끗이 닦아 손질하였다.
두가마들이. 한가마 반 들이 ,  모두 한가마 남짓드는 단지들이라  아이들 키만큼한 몸체를 움직이기도 버겁다.

혹여 다칠세라  어루어 다뤄야 한다.

2007.     2.      28.

오후 소금물을 준비 하였다.

소금은 농협에서  가을에 구입해 간수를 빼둔  남해 비금섬 농협의 소금을  사용하였다.

소금 열두포를 우선 일차분 메주 담글 소금물로 받혀 놓았다.

깨끗이 갈아 앉혀 맑은 윗물로 장을 담그어야  맛이있다.
물도 메주도 중요하지만 밑간이 되는 소금의 질도 중요하다.

올해 소금은 깨끗하고 결정이 분명하고 지분거림이 없이 맛도 감칠맛이 돌아 마음에 찬다.

이제 내일은 손질한 메주를 옅은 소금물로 깨끗이 씼어 물기를 빼고  항아리 속 소금물로  들이는 날이다.

예로부터 말날을  장담그는 길일로 여겨왔다,
그 연유가 궁금하지만 옛니들의 숨은 슬기로움들이 생활속의 지켜내는 일들 곳곳이  배어 있다. 그래 되도록 그를 따른다.
그리하면 늘 순조롭고 일이 순리있어진다.
특히 먹거리를 장만하는 일에 있어서는 정갈한 정성이 옛니들의 지혜를 따라잡기 어렵다.

우리집  장 만들기에서는 그래서 늘 그 모습과 뜻을 따라
이으려 애써본다.

내일이 말날이다.

정월 같지않게 따뜻한  날씨라 작업이 수월하다.

'하얀제비를 기다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제비 돌아오다.  (0) 2007.06.11
하얀 제비 의 재롱  (0) 2007.06.10
솔막 할메를 배웅하고  (0) 2007.01.08
마늘 심기완료  (0) 2006.11.03
땅 배불리 멱이기  (0) 200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