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옛집에서

호박벌의 제사

소세골이야기 2006. 8. 11. 16:32
엄마!  호박 벌이 죽었어 .
  치마꼬리 붙잡고 새벽 일찍 일어나 마당을 한바퀴 돌던 막내가 소리친다.-
  그래... .
  엄마 엄마, 내가 묻어줬다. 근데 사탕 ... .
  웬 사탕?아침 부텀.     아니, 말고 사 ...탕 .. . 호박 벌이 좋아 하는 거.
  설 ~탕. 뭐 할라꼬?     호박벌 제사 지내야지!
  (꿀 뺏고 설탕 먹이는 거 저 꼬맹이가 ?  아니겠지) 마음 뜨끔.
  그럼 이거 가져 가. (작은 통에 설탕이랑, 콘 후레이크조금 담아주었다)
  엄마,이렇게 많이 안먹어. 호박 벌 쬐끔하잖아 !
  너도 먹고... .  으 응 !
  엄마 엄마, 내가 무덤 만들고 가위표 해주고 그리고 절도 했다!
  차암, 어디서 배우는지....  . 우리 마당은 무덤 투성이다.
  고양이가 물어다 놓은 새앙쥐랑, 사마귀,무당 벌레......  .작은 벌레 무덤이
 공동 묘지는 될꺼다.
  으앙! 엄마 어떡해!  형아 나뿐 놈..... . 갑자기 소란스런 바깥.
  야,짜식아 . 그럼 표시라도 해 놓지 !   여기 있잖아. 가위표.. 잉 잉 .
  하필이면 늦게 일어나 마당에 나온 형아가 ,  호박 벌 무덤에다 실례.....  .
  비 왔다고 생각해. 임마. ~ 설탕이랑 콘 후레이크랑 흠벅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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