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옛집에서

하느님 펜티색이? ~보물 찾은 날 ~

소세골이야기 2006. 8. 11. 16:44

빨래를 널다 쳐다본 하늘이 그냥 흘려 보내기 너무 아깝다.
'엄마,하느님 펜티가  너무 파랗다.낄낄... . 밤에 비올때
빨아 입었남?'
'아~아냐! 곤이 붕이가 어제 하품한거 몰라 ? 그래서 태풍
불었잖아!'(장자의 '소요유'를  한번 보더라고!)
짖궂은 두 개구장이들 눈에도 태풍이 먼 언저리로 지나간
하늘 빛이 유난한가 보다. 
꽃밭의 분홍,노랑 산나리꽃빛깔도 오늘은 유난한 춤으로
하늘거리고,산마을 언덕배기마다 지천으로 깔린 초록덩굴에
누우런 황금빛 호박 꽃도 그 후덕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내보이고 있다.
마당을 빙 ~ 빙 돌며 한낯의 시골마을을 소란스럽게 일구는
산마을 세 악동들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는 동화다.
 
풀줄기 뽑다 한동안 고요해진 마당이 이상해 휘둘러 보니
세녀석모습이 오간데 없다.
헛간 구석이 무에 수상쩍다 싶었는데 아니 다를까,
'엄마, 엄마... '숨가쁘게 손에 손에 무얼 잔뜩 들고 상기된
얼굴로 뛰쳐 나오는 거미줄투성이 먼지 북덩이의 아이들.
'엄마! 우리.. 보물 발견했다! 보물 ... .'맞아! 보물탐험
했어. '(아이고, 또 한동안 난장판되게 생겼다.)
창고 구석에 꼬옥 꼭 쳐 박아둔 못쓰는 장난감,깨지고 부서진
잡동사니들... 아예 자루체 들고 나온다.
그 눈빛들이 예사롭지않게 번들 거리는 것이 ,' 절대 애써 찾은
보물 보따릴 뺏길순 없지!' - 셋이서 결사 모의라도 한것같다.
에휴, 새 장난감 하나 사준건 비할 바도 아니다.
'어? 이거 누나 꺼다! '' 이거 남경이 젖꼭지다. 먹어, 먹어봐 .'
남형아 니 로보트 ... 어디 .. 팔 한짝 ... .
저렇게 좋을 수 있을까 ?
집안엔 안돼 . 벌레랑 먼지 있으니까, 모래 밭에 자리깔고 놀아!
그 선에서 합의 .  ㅡ  며칠을 두고 새로 끝없이 발견되는 장난감
놀이에 내가 놀랐다 .  돈 들이지 않고 저렇게 좋아할 선물이 있다
니...   .  종종,써 먹어야 겠네.ㅡ

집안 은밀한 구석에 자루 하나 준비해 놓고,버리는 장난감은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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