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옛집에서

그저 건망증 때메...

소세골이야기 2006. 8. 13. 11:37
'아침엔 눌은 밥좀 끓이지.'
어제 잠자리 들며 한 소리.
피곤한듯 싶은 요즈음 식사량도 줄더니... .
메모 써 싱크대 올려놓을까 하다가
잊어버리고 잠들었다.

아침 밥상 부산히 차려놓고 돌아서는데
'한마디로 되는일이 있어야지.
누룽지 끓이랬더니.. .   '
'아 ~ 아차! 눌은 밥...  .'
당항하고 민망하여  속 헤집다가

밥상 물려 받아 앉은 아들아이
'엄마 어제 먹던거 조기 알...'

에이구~
상에 오르지 못한
구운 굴비 그대로 있다.
두껑 덮힌 후라이펜 안에.

못 말리는 마누라 건망증때메
아침부터 화도 못내고
속은 무겁고

안개비 마저 부슬하니
'엄마,왜 햇님이 없어? 아직 아침이 왜 안되는거야?'
어린 막둥이도 오늘 아침은 무거운가.

길 내보내 놓고도
이래 저래 맘 무줄근하니 안스런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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