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옛집에서

아기 돼지 세마리의 점심

소세골이야기 2006. 9. 11. 10:07

우리밀에 설탕물 이스트로 발효시켜 바겟트처럼 길게 몇덩어리 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얇게 저미듯 썰어 달걀물로 옷입혀 구워냈다.
케⒴에 풋고추,양파,토마토등 다져넣고 소스만들어 얻어 내 놓으니 아기 돼지 세마리
큰 접시로 하나씩 그야말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 뒤설거지하다 돌아보니 싹~쓸이
입맛만 쩌억 ~ 다시는 폼이 못내 아쉬운 눈치다.
살찌는 것이 올 여름 들어 비상 사태로 들어선 큰놈 땜에 먹을것 줄이기에 고심해야하는
나로서는 참 애매한 순간이다.
에라, 오늘은 인심썼다~ 먹고 빼라!
두쪽씩 더 안겨 놓으니,' 엄마 솜씨 최고' 라는 갖은 아양까지 나온다.
여름방학이 내겐 방학이 아니다.
학교에 맡겼던 두놈 아침 설거지 물 묻은손 미쳐 닦기도 전에 '엄마 이거 뭐야?'로 시작되는 아침 공부 ~ 큰놈 수학 문제 풀어가다 둘째놈 봐줘야하고 그러다 보면 막내 녀석 입학 준비생인 제 글 공부 뒷전이라고 삐죽 입에 갈고리 눈이 되어있고 ..... .
공부보다,제 형먼첨, 제 누나 먼첨, 엄마가 누구것만 봐 주나? 그저 시셈 앞선 두시간
떼우고 나면 마당에 큰 물통 두개 ?어 가득 체워 더위 식히는 물놀이, 아님 산동네 사는 죄로 읍내 공원까지 자전거 싣고 운동 시키러 가야한다.
점심 간식 준비, 먹던 밥해서 대충 먹는 밥상이 외려 편하련만, 길 잘못들어 점심은 안먹고 간식이다.
사 먹는 음식은 이래 저래 마다해야할 처지, 경제적으로나 영양으로나 ......
여름 방학 들면서 한동안은 감자 ~ 천원 가까이 주고 사도 먹은 양도 안하는 포테이토 ? 감질나는 입맛에 , 밭에서 몇 박스 사다 쟁여 놓고 큰놈으로 스무개 남짓 겉 껍질 벗겨내고 감자칼로 껍질 벗기듯 속살 얇게 삐져 튀김 기름에 튀겨낸다.
진공 포장으로 벙그렁기만한 비싼 감자 튀김 과자 사먹을게 아니다.
바삭 바삭 금방 튀겨낸 맛에,감자 스무개를 아이 셋에 할메까지 합세~ 모자란다.
사실은 바삭거리는 ?은게 입맛에 맞으면서도 그저 물렁하게 따로 당신 꺼 해내 놓으라는 심통도 빠지지 않는다.
 그 통에 감자가 20키로그램 여섯 상자 , 품절 되어 한달남짓 굶었던(?)우리밀 햇밀가루 나온걸루 열댓 봉지 방학 비상 식량으로 쌓아 놓았다.
그거 해먹일 손일, 이쯤 되면 싱크대 앞에 서성거려야 하는 오메들은 아휴 싶으리라.
그래두요, 입맛 짝짝 맛있게 사라지는 빈 접시 보는 마음은 그 땀 흘리지 않고서는 못 보는 거지요~
나중 커서 제몫 제가 사는 때에야 어디 살피려 한들 해줄 손이 닿으리요,.
지금사야 저희들 그릇 만듦이니 그나마 양질의 것이 되도록 한 보듬 할 밖에....
이래 저래 오늘도 입가가 벌겋도록 한 접시 헤 치우고 마당 감나무 밑에 앉아 소화 시키느라 토닥질 입 씨름질이 났소.
덕택에 글 몇줄 모처럼 썼소이다~ .

 

 

 

                                    2001.               8    무너미에서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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