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골 들어서면서 낡은 빈집 하나 ....
처음 이사 오면서 그집 마당 입세에 있는 낡고 못생긴 단지 들이 탐이 났다.
참 오래 그집 여인네들의 회한이 묻어난 터일 지니,,,,,
빗 지고 남 못할일 많이한 남정네 따라 야반 도주 하다 시피한 그집 아낙의 낯 모를 그늘이 늘 맘에 접히고 우리집 밭가 두덕에 자리 잡고 누운 그 집 할머니의 모습이 늘 지나치는 그 언저리 빛바랜 단지에 생각으로 묻어났다,
어쩌다가 그 단지들이랑 동네 광 구석마다 묻혀 잠자던 큰 단지 몇개들이 모두 우리 마당 어귀로 모여 들었다.
먼지 켜 닦고 물 울궈내고 금가고 깨진것 모두 업고 겹치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하니 오는 건 그 모난 자리 하나없는 모습 에서일까....세월켜 앉은 탓일까?
시골 사니 아파트며 도시 사는 살림들에 아쉬운건 된장이라고 저마다 부탁들 해와 형님네 아우네 조카네..
모두 .단지 많고 물 좋고 콩 농사 많이 지은 죄로 빈 단지 마다 이름 자리 해 가며 겨우네 황토방에 가마 걸어 불때고 삶은 콩 메주 밟아 말리고 메달고 띄우고... 그래 콩 몇가마니 해 담가둔 장이 체 해도 넘기 잖아 독마다 동이 났다.
겨우 내년 여름 날 집엣 장만 남았다.
그래 올 가을엔 콩농사 애써 풀메가며 악 안치고 애먹어가며 농사 지은 것 헐값에 팔기도 아까운데..하고 모두 가마솥으로 향.....
가마도 한가마 짜리 아예 하나를 더 걸었다.
솥단지와 장 단지는 왜 그저 보는 맘 만으로도 좋을 까?
그저 시골 살림에 쩔어 살 팔잔가 보다,
솥둘레 길들여 닦으며 반지르 하니 윤나는 솥전이 그리 예쁘고 단지 둘러 닦아 말끄럼하니 뵈는 얼굴이 그리 예쁘니.............
작은 가마 큰 가마 하루 한말 남짓 콩을 한나절 티 고르고 써금빠리(우리 할메 표현..)고르고 씼어 밤내 물에 불렸다가 아침 일찍 양쪽 가마에 앉히고 불 지핀다.
솥이 달아 올라 끓기만도 두어 시간 눈물 흘리기 시작하고 콩 읶는 내 나면 그때 부터 찬 물수건 들고 가마솥 눔물 훔치기에 들어간다. 거품 눈물 쏱아내면 아니 된다 하며 찬 물수건 연신 솥전을 내 두르기 한시간여.... 뉘는 그저 빼꼼이열어두라고도 하고 힘들게 먼 성화냐지만 그 정성 안들고 콩맛 나랴 연신 눈물 닦고 반지름해야 성이 풀린다.
그ㅡ래도 한두번 조금만 손질 늦으면 콩껍질에 북적대는 거품을 한바탕씩 넘기게 마련.....,
그,제쯤 아래 불잉걸을 다소곳하게 갈앉혀 놓으먼 복작 복작 자잘거리며 제 속에서 논다.
그하고도 두세 시간 진득히도 불맞춰 놀아야 메주 콩 냄새 술 ~ 하니 나고 노랗던 콩이 거무스름 갈색 도는 옷으로 갈아 입는다.
식기전에 자루에 퍼담고 면보 이불 두르고 황토방 구들에 모겨다가 버선발로 밟기....
틀에 넣어 모양 만들고 낯은 횟대 에 식히고 말리기.....
그리고는 다시 다음날 메주 작업 준비.에 든다.
겨울 하루해가 짧다,
메주콩 불려 다라에 앉히고 문을 열면 가지런한 오리온 좌가 그 단아한 모습을 하늘 가운데서 버팅겨 있다.
다음날 아침 솥에 앉히고 나면 어제 말려 껍질 꾸덕 하니 보송한 갈빛 피부의 말끔한 메주 ( 이때 까지는 메주는 햊빛에 잘 그을은 갈빛 피부의 여인처럼 아름답다..)덩이 하나 하나 축축 하니 숨 죽여둔 좋은 볏짚 단 들여다가 열두올씩 가지런히 고르고 모아 두묶음 마주 잡아메고 그 자리에 메주 앉혀 네가닥씩 짚올 나누어 메주 두른뒤 다시 모아 양갈래 새끼를 땋는다 .
메주 시렁에 올려 묶어 달고 군불 한 부엌씩 지펴 구들은 달구고 창문 열어 위는 서늘하니 바람 돌게 한뒤 얼지도 덥지도 않게 말려야 좋은 짚 효소만 올려 붙으며 깨끗이 마른다.
힘으로 만들고 메달고 ..모두 우리집 힘센 아저씨 일이다.
근데 메주가 이쁘냐구?
온갖 정성 , 힘모아 메만지고 달구고. 그리 다독여 안 이쁠 수가있어야지.
나중에 띄워 보얀 분 바르고 나와봐. 더 이ㅃㅡㅣ지이~
그리고................청국장 야긴 내일.
민정이 시험....학기말 이다. 오늘 부터 ... 이제 끝날 때 되었으니 가 봐야지.
세과목 내리 한 꺼번에 치르고 끝내야 되니 한 시간 남짓이면 된다.
어서 가 메주 눈물 닦이 오늘 또 해야 된다 . 열 댓가마 모두 쑤려면 올 한해가 곽 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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