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설거지를 하다말고 T.v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에
나도 몰래 '푸욱~ 속 웃음이 나왔다.
잘 지은 이층집 둘레 둘레 안밖으로 고물투성이인 배경화면
앞에 취미가 30년째 고물수집이라는 할아버지의 어눌한 말씀마디
가 요 며칠 편치않았던 내 심정에 꼭 들어 박혔기 때문이다.
'돈 조금 들어도 고쳐쓰면 다 쓸수있는건데 그냥 이렇게들
다 내버리니 원, 아까워서....'
'아이구 남 창피스러서 제발 말려도 안되요. 저걸 어따 다쓸려고.'
마누라 성화는 아랑곳 없이 옥상에는 자전거가 18대,이층엔
고물 T.V가 여덟대,냉장고며 문짝 떨어진 카셋트, 미니전축.... .
집둘레엔 아예 고물로 담을쌓아 이젠 구석 구석 놓을자리도 마땅
찮은데, 그예도 자전거뒤에 주워온 고물을 주섬 주섬 내려 구석
자리찾아 끼워넣고있다.
남편이랑 아이들이 반은 재미 있어 하며, 할머니 까지 미련해하며
' 어휴, 저짓을 어쩌누.' 하고 웃는다.
그런데 내 편치 않았던 속을 그 할베가 풀어 준것같이
나도 그 고물 할배 맘이 헤아려 졌다.
비록 쓸데가 없어도, 쌓여서 녹이 슬고 있어도 아까운건 아까운
것인것을 .
어쩌지 못해 미련스럽도록 안타까워하는 그 맘 자리를 .
아이 셋 젖병떼도록 강판에 사과즙 갈아 먹이며 벼르고 벼르다가
기어이 안 사고 버텨온 쥬서기를 얼마전 이사가는 새댁네 남기고
간 살림에서 얻어 들였다.
남편은 그런 마누라가 한심해 보였는지 궁상맞아 보였는지
어찌 언짢은 기색이더니 돌아온 일요일에 훌쩍 '전기 후라이펜
사러가자'하며 나섰다.
좀 있다가는 그나마도 주워 들일까 겁난 사람처럼.
사실은 그것도 한 이년 별러온 터였는데... .
'그것도 누가 하나 여유있다고 준다 했는데'
좀 아깝긴 했지만 속으로 꿀꺽삼킨 말이었다.
했다간 남편 자존심 들고 일날라.
그런데 전자 제품 할인 매장에서 남 열심히 요것 조것 전기
후라이펜 보고 있는데 아이들이랑 어찌 뵈질 않는다.
휘둘러 보니 냉장고 진열된 앞에서 문짝 열어보고,닫고 ... .
'저건 뭐하러? 고장도 안났는데.... 내가 분명 몇년은 더쓸거라
못 박았는데. ' ???.. .
그러고 보니 며칠전 일이 있다.
10 여년전 살땐 그래도 넉넉하고 컸더랬는데 ,이젠 어찌 된건지
큰집가서 돼지라도 잡아 온 날이면 냉동실 비상 , 뒤집고 끼워
넣고... .
장마 김치라도 넉넉히 담글라치면 냉장실이 비상.
선반빼고 채곡 쌓고... .
그래도 그런 때 아니면 그런데로 아쉼없이 쓸수있어 , 봄엔 작은
모터하나 처음 써비스 받아가며 몇년은 더버탈 요량이었다.
그날 아침 일찍 일어난 남편이 냉동실 문이 밀려 제대로 안닫긴걸
발견한거다. '이런것도 안보여?' 한마디 하더니.
'어느게 났냐'
기가 막혀서.뜬금 없기는 .
일단 생각하고 정하면 바로 실행들어가야하는 그끼(?)가 발동한거다.
'왠 냉장고는 멀쩡한데.
그것도 도회지 마님네나 쓰는줄 알고 있던 양쪽 문여는 커단 냉장고
앞에서.
'.그리고 써비스 온 아저씨가 그러던데 아래 위로 문 두개짜리가
쓰기 젤 부담 없댔어.'
묵묵... .
안되겠다 싶어 '뭔 냉장고를 기분으로 사? 차근 차근 알아보고 값도
비교해 봐야지!' 후딱 전기 후라이펜 들고나와 계산했다.
'많이 싸 졌는데... 알아 봐 어느 게 났나? 큰걸루 해.한두해 쓸 거
아닌데.'
집에 와서도 멈출 기색이 아니다 .
'니 엄마 냉장고 사주는거 아빠 숙제했다. 내년에 할랬더니 사야겠다.'
혼잣소리인줄 알았더니 딸아이랑 둘이 쑤근,낄낄댄다.
시작된거 이 참에 에라.. . 동생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 흔한 카드 같은거 하나도 안갖고 사는 별종 언니덕에 그도 빌려
주고... 해 가며.
그래 저래 알아보고 주문하고 헌 냉장고 자리옮겨 비우자니
새 냉장고 하나 생기는거 신바람 나얄텐데, 영 맘이 가볍잖타.
'이걸 어쩔까? 남덜은 김치 냉장고 따로 산다는데 광에 놓고.. .'
'어이구, 큰거 하나로도 남것다. ' 미련 버리라는 소리.
신혼 살림 장만해 쓰던 손때묻은 탓일까?
누가 써도 쓰게되겠지만 왠지 쓸만한 것을 미리 내쳐 버리는것이
영 못할짓 하는 기분이들어 편치않은거다.
어제 하루 궁리하다 주방 반대쪽의 허접한 물건들을 치우고
일단 자리 비킴해야 되니 그리루 옮겨놨다.
저녁에 들어선 남편
' 거 그대로 두고 쌀 넣고 마른것이랑 뭐 많이 넣어 쓰겠는데..'
못내 내버리지 못해 구석 구석 쌓아놓는 마누라 미련을 알아선가.
한마디 거든다.
그러코롬 겨우 아까운 맘 진정된 참에
고물 할베 말씀이 불쑥 파고 들어온거다.
그러~엄 버리면 쓰레기, 쓰면 귀한 살림살이 인데 !
버리기 전에 한번더 ! 사기전에 한번 더!
자연 보호 해야지유! 가전 제품 쓰레기 엄청나유! 무시 무시해여!
2000, 8
나도 몰래 '푸욱~ 속 웃음이 나왔다.
잘 지은 이층집 둘레 둘레 안밖으로 고물투성이인 배경화면
앞에 취미가 30년째 고물수집이라는 할아버지의 어눌한 말씀마디
가 요 며칠 편치않았던 내 심정에 꼭 들어 박혔기 때문이다.
'돈 조금 들어도 고쳐쓰면 다 쓸수있는건데 그냥 이렇게들
다 내버리니 원, 아까워서....'
'아이구 남 창피스러서 제발 말려도 안되요. 저걸 어따 다쓸려고.'
마누라 성화는 아랑곳 없이 옥상에는 자전거가 18대,이층엔
고물 T.V가 여덟대,냉장고며 문짝 떨어진 카셋트, 미니전축.... .
집둘레엔 아예 고물로 담을쌓아 이젠 구석 구석 놓을자리도 마땅
찮은데, 그예도 자전거뒤에 주워온 고물을 주섬 주섬 내려 구석
자리찾아 끼워넣고있다.
남편이랑 아이들이 반은 재미 있어 하며, 할머니 까지 미련해하며
' 어휴, 저짓을 어쩌누.' 하고 웃는다.
그런데 내 편치 않았던 속을 그 할베가 풀어 준것같이
나도 그 고물 할배 맘이 헤아려 졌다.
비록 쓸데가 없어도, 쌓여서 녹이 슬고 있어도 아까운건 아까운
것인것을 .
어쩌지 못해 미련스럽도록 안타까워하는 그 맘 자리를 .
아이 셋 젖병떼도록 강판에 사과즙 갈아 먹이며 벼르고 벼르다가
기어이 안 사고 버텨온 쥬서기를 얼마전 이사가는 새댁네 남기고
간 살림에서 얻어 들였다.
남편은 그런 마누라가 한심해 보였는지 궁상맞아 보였는지
어찌 언짢은 기색이더니 돌아온 일요일에 훌쩍 '전기 후라이펜
사러가자'하며 나섰다.
좀 있다가는 그나마도 주워 들일까 겁난 사람처럼.
사실은 그것도 한 이년 별러온 터였는데... .
'그것도 누가 하나 여유있다고 준다 했는데'
좀 아깝긴 했지만 속으로 꿀꺽삼킨 말이었다.
했다간 남편 자존심 들고 일날라.
그런데 전자 제품 할인 매장에서 남 열심히 요것 조것 전기
후라이펜 보고 있는데 아이들이랑 어찌 뵈질 않는다.
휘둘러 보니 냉장고 진열된 앞에서 문짝 열어보고,닫고 ... .
'저건 뭐하러? 고장도 안났는데.... 내가 분명 몇년은 더쓸거라
못 박았는데. ' ???.. .
그러고 보니 며칠전 일이 있다.
10 여년전 살땐 그래도 넉넉하고 컸더랬는데 ,이젠 어찌 된건지
큰집가서 돼지라도 잡아 온 날이면 냉동실 비상 , 뒤집고 끼워
넣고... .
장마 김치라도 넉넉히 담글라치면 냉장실이 비상.
선반빼고 채곡 쌓고... .
그래도 그런 때 아니면 그런데로 아쉼없이 쓸수있어 , 봄엔 작은
모터하나 처음 써비스 받아가며 몇년은 더버탈 요량이었다.
그날 아침 일찍 일어난 남편이 냉동실 문이 밀려 제대로 안닫긴걸
발견한거다. '이런것도 안보여?' 한마디 하더니.
'어느게 났냐'
기가 막혀서.뜬금 없기는 .
일단 생각하고 정하면 바로 실행들어가야하는 그끼(?)가 발동한거다.
'왠 냉장고는 멀쩡한데.
그것도 도회지 마님네나 쓰는줄 알고 있던 양쪽 문여는 커단 냉장고
앞에서.
'.그리고 써비스 온 아저씨가 그러던데 아래 위로 문 두개짜리가
쓰기 젤 부담 없댔어.'
묵묵... .
안되겠다 싶어 '뭔 냉장고를 기분으로 사? 차근 차근 알아보고 값도
비교해 봐야지!' 후딱 전기 후라이펜 들고나와 계산했다.
'많이 싸 졌는데... 알아 봐 어느 게 났나? 큰걸루 해.한두해 쓸 거
아닌데.'
집에 와서도 멈출 기색이 아니다 .
'니 엄마 냉장고 사주는거 아빠 숙제했다. 내년에 할랬더니 사야겠다.'
혼잣소리인줄 알았더니 딸아이랑 둘이 쑤근,낄낄댄다.
시작된거 이 참에 에라.. . 동생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 흔한 카드 같은거 하나도 안갖고 사는 별종 언니덕에 그도 빌려
주고... 해 가며.
그래 저래 알아보고 주문하고 헌 냉장고 자리옮겨 비우자니
새 냉장고 하나 생기는거 신바람 나얄텐데, 영 맘이 가볍잖타.
'이걸 어쩔까? 남덜은 김치 냉장고 따로 산다는데 광에 놓고.. .'
'어이구, 큰거 하나로도 남것다. ' 미련 버리라는 소리.
신혼 살림 장만해 쓰던 손때묻은 탓일까?
누가 써도 쓰게되겠지만 왠지 쓸만한 것을 미리 내쳐 버리는것이
영 못할짓 하는 기분이들어 편치않은거다.
어제 하루 궁리하다 주방 반대쪽의 허접한 물건들을 치우고
일단 자리 비킴해야 되니 그리루 옮겨놨다.
저녁에 들어선 남편
' 거 그대로 두고 쌀 넣고 마른것이랑 뭐 많이 넣어 쓰겠는데..'
못내 내버리지 못해 구석 구석 쌓아놓는 마누라 미련을 알아선가.
한마디 거든다.
그러코롬 겨우 아까운 맘 진정된 참에
고물 할베 말씀이 불쑥 파고 들어온거다.
그러~엄 버리면 쓰레기, 쓰면 귀한 살림살이 인데 !
버리기 전에 한번더 ! 사기전에 한번 더!
자연 보호 해야지유! 가전 제품 쓰레기 엄청나유! 무시 무시해여!
200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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