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또 온다고 한다.
이젠 반갑지가 않은 가슴이 눈에 눌릴듯한 눈소식...
왠 눈이 이리 흔할까?
이 겨울 유난한
힌 눈발이 애써 덮고싶고 애써 감싸고 싶은건 무엘까?
저쪽 서역 어느곳엔 지진으로 수만의 가늠치도 못할 생명들이
스러지고
신음하고,윗녁 추운 나라에선 한파로 가축과 사람까지 얼어죽고...
땅위의 풀들은 약뿌려 말리고 소는 풀을 먹지 못해
되세김질을 못하니
미칠지경이 되어가는,....
우리집 아래 소도 여름 풀맛을 알고는 동글 동글 딱딱한 사료를마다하고
풀맛에
환장들어 우리집 마당에까지뛰어 올라왔더랬다..
딸기며 애써가꾼 밭자락 채소들을 짓밟고 ?어 먹어 그 순해 보이던
눈망울이
여름내 메롱하니 얄밉기 짝없었는데 이제 봐선 미울일이 아니다.
그 걸신든 소의 목마름이 보통일이아니니...
그 소를 잡아 먹이하는
사람이 무에가 되나?
미친 고기를 먹고? 미칠 지경의 쇠고기를 먹고?
영양이 된다고? 그리고는 또 무엇이 되는가?
모든 것들이
그리 뒤틀임되고 바뀌고 서서히 바탕까지 뒤틀려 들뜨는 모습이
도저히 편치가 않다.
지진도, 한파도 지난 세월 가끔씩 다잊어온
재앙이라고?
그래, 인간의 욕심에 세상 뒤틀리고 무너짐도 언제나있어왔지.
근데, 전기 끊어지고 기름끊어지고 세상
천지 개벽해 물 공기 뒤집어지고....
그래도 누군가 살아남아 인간의 세상은 다시 이어지겠지.
히말라야, 안데스 그
오지의 척박한 틈새에 흐르는 물과 하늘과 땅위에 주어진
아주 작은 먹거리들에 족하며 먼 날서부터의 삶을 버히지 않고 살던
그 투박한
얼굴에 눈망울 맑은니들이 지금 떠오르는 건 으째서일까?
그들이야 말로 삶을 아는, 먼날까지 살아갈 오로지 품어안긴 생명
아니련가!
그래도 아이들은 연이은 눈소식이 신명바람나서 비료푸대들고 길미끄러워
차가 아예 드나들잖는 뒷동네길에 썰매바람몰이
한바탕하고 와 떠들석하다.
지천인 눈 무더기 두고서도 냉장고 냉동실 선반엔 알록 달록 손때묻은
조막만한 눈뭉치 두어개, 고드름
막대기 몇개가 다가올 여름 8월의 눈사람이
되기 위하여 모셔져있다.
서툴게 어쩌다 떨어트렸다가는 세놈 매서운 눈총에
혼줄난다.
그래 그래도 생명은 봄이오면 다시 뾰족 뾰족 온 천지를 ?고 움날 것이다.
머잖은 삼월의 봄날이
오면말이다.
'수풀밑에 서리운 머리낄들은 걸음 걸음 괴로이 발에 감겨도
오리라 생각하는 봄의 소리는 님의 여윈
손끝을 울릴지리니.....'
백양의 나뭇 가지에 전에 없던 흰새가 앉아 울 소월의 봄소리나 기다릴래나.
허접
아픈 심상들일랑 그저 어쩌지 못하는 세상굴림이야 눈 덮어 겨울에
묻고야....
이천 일년 일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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