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옛집에서

떠남을 준비하며 2

소세골이야기 2006. 9. 12. 23:08

 

 

 

 

~이곳.이 아래 글들은 말 그대로 지금 소세골로 안주하기 전 우리 세 아이들이

 

유년을 보낸 옛집 무너미에서의 이야기 들이다.

 

옛글 정리해서 계시판 하나 만들려고 틈나는데로 옮기다 보니 옛글이 새글이 되고 좀 우스광 스렵게 뒤죽 박죽이 되곤 했다.

 

빛 바랜 사진을 들추어 보듯이 벌써 기억 속에서 바래어 가는 이야기들이 새록히 새삼스레 .그리 했던가...회상의 시간속으로 빨려들곤했다.

 이젠 이곳  소세골의 시점으로 돌아왔다.  ~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간직하는 추억의 보물 창고이기도 하다.

 

 

 

계약을 끝내고 처음 한일이
이삿짐꾸리는  것이 아니라 창문 고치기였다.
내힘으로는 도저히 혼자서는 들지 못하는 한아름 크기의 창문 네짝이
집짓고 처음 끼울때 부터 어거지써서 장정몇이 달라붙어 끼워넣은후론
양쪽 귀퉁이 몇뼘 겨우 바람길낼 정도로만 움직여 열렸다.
 그저, "옛날엔..... 는데.."로 시작되고 끝나는 상툿말로
늘 그렇게 그도 만족하며 살았다. 여섯해 동안...
그런데 집을팔고 계약금 다 챙긴 이집 대주가 뭔 바람인지
저 창문을 고쳐놓고 가야한단다.
가운데 붙박이  유리넣고,가장 자리 작은 미닫이로 바꾸어?
그럼 틀 째 바꾸어야하니 살면서 하긴 공사가 너무크고...
이래 저래 궁리타가  전문가에게 의뢰를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록' 바빠서... 내일...'하며 차일 피일 오지 않는다.
기어이 중도금 기일 오기전에 고쳐놓아야 한다며, 온갖 연구끝에 접착 실리콘
떼어내고 유리 내려놓고 창틀을 끼울때 만큼이나 어거지 힘을 들여들어냈다.
그리고는 시내로 달려가 그라인더사고, 실리콘 사고...
윗쪽을 5미리쯤 갈아냈다. 온 마당과 사람이 허연 pvc 가루에 분칠했다.
그래도 안돼 아래 도르레 하나빼고 귀퉁이 살짝 갈아내니 이제사 잘 오고간다.
유리 다시 끼고 고정시키고 실리콘 쏘아 매꾸는데 옆에서 볼 양이면 그리쉽던 일이 영 만만찮아 매끄럽지가 못하다.
어휴 창문을 고친건가? 망가뜨린 건가?
갈고 뜯어내고....돈주고 집짓고도 , 지어준이 미안코 민망하다고 말도못하게 하고 그만하면 그저좋다고 잘만 살수있노라며 이제금 지내던걸, 새로오는 이에게 민망한말, 엉터리 집 이런걸 팔았단 소리 듣기싫어선가?
이제 겨우 한짝 고쳤는데 안팍 여덟짝 어찌 할란가?
이삿짐쌀 걱정보다 더 앞선다.
아, 거실 천장에 긴 두쪽짜리 형광등 떼어내고 장식 조명등도 달아 주었다.
이제 또 무얼 해 놓을란가?
돌아보고 눈에 띄면 모두 해 놓을 걱정이다. 전구도 장미 전구 사다 모두 갈아야 한다나?
현관에 고장난 센서도 고쳐 놓아얀다고?
이사 갈집 남자유? 이사 오는 집 남자유?
오는 사람도 와서 좀 손질해서 내것 만드는 기쁨있게 좀 남겨두자구유.......

'내집 사서 와 살겠다는 사람 얼마나 반갑고 고맙냐구!
이제금 우리 아이들 지키고 보호해 주고 키워준 이 집 안 팍 수호신들이 이제 안본다고 마구하고 떠나면 안 서운하겠나?
그리고 사람은 어디서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른다. 다 내게로 내 자식에게로 돌아 들어오는거다. 세상사란...'지론.......

어휴!
안돌아들고 바로 내게로 주면 좋겠구만... 그 관심과 진지한 정성일랑..........

누군 쓰던 전구도 빼 간다더구만.......

뭐? 갈땐 잊어버리지 말고 화장지 한롤 , 비누 한세트, 걸레 수건도 다챙겨 놓으라구?
청소는 기본이고!

실속없이 피곤해야하는건 뉜데?.

 

 2003.      3.        5
                                                      곤이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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